외환시장 흔든 '캐나다발 깜짝뉴스'… 원·달러 환율 하루 새 10원90전 급락

한국-캐나다 통화스와프 체결

환율 연중 최저치

경제 회복세 뚜렷하고 북핵 리스크 잠잠해져
수출기업엔 부담될 수도
한·캐나다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16일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무너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90전 내린 1101원40전에 마감했다. 한국이 기축통화국이나 다름없는 캐나다와 무(無)제한·무기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는 소식에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환율은 달러당 5원80전 내렸고 이후 하락 폭이 커졌다. 오후 3시26분께는 1099원60전까지 떨어졌다. 환율 1100원대가 붕괴된 것은 지난해 9월30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연초만 해도 달러당 1200원을 넘나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원화강세 기조가 굳어지고 있다. 환율은 지난달 19일 1133원 이후 한 달도 안 돼 31원(2.8%)가량 급락했다. 올해 1월2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1207원70전)에 비해선 106원(8.8%)이나 떨어졌다.

원화강세는 무엇보다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한국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을 2.8%에서 3.0%로 올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이 전망을 3.0%에서 3.2%로 상향 조정했다. 경상수지는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북핵 리스크는 잠잠해졌다. 중국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은 봉인되는 분위기다. 오는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점도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의 개입 움직임이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약하기 때문에 달러당 1090원대로 내려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월 기준금리를 올리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환율이 튀어 오를 수 있다. 정부의 시장개입도 변수다. 통화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액션’ 없이 경계성 발언만 내놓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도한 (환율) 쏠림 현상이 없는지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고 원론적 답변을 했다.

수출기업은 근심이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국내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