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관계자, 테러지원국 재지정 "북한과 대화포기 아니다"

우리 정부와 사전협의…"여러 의견 있었으나 미국법 따라 결정한 것"
미 재무부 내일 대북 독자제재엔 中기업들 포함될 듯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놓고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미 국무부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었던 상황에서 데드라인(11월 2일)이 설정돼 있는 미국 법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방침은 일찍 정해진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 정부 간 대북 접근법을 놓고 "웨이트'(무게중심)와 '밸런스'(균형이)가 어디에 있느냐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압박과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똑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언제라도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출구를 마련해놓고 압박하자는 입장이고, 미국은 북한이 지금은 어차피 대화에 관심이 없는 만큼 고통스럽게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관점 같다"고 분석한 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북미 간 2∼3개 대화채널'에 대해 "지난 6∼8월 이후에는 크게 진전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앞서 우리 정부와 사전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북한과 대화의 길은 항상 열려 있고 북한이 더 나은 길을 선택할 경우 언제든지 수용해 대화해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점과 이번 조치가 대북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기보다는 순수하게 미 국내법 절차에 따라 한 것이라는 사실이 언급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이어 미 재무부가 21일 발표할 추가 독자제재에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개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