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바이오주…"성장 초기단계 바이오시밀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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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7 11월20~22일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은 올 들어 시가총액이 2배 이상으로 불었다.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모가(13만6000원) 대비 3배 가까이로 뛰었다.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7’ 둘째날인 21일 열린 ‘바이오 세미나’에서 강연자들은 최근 달아오른 바이오주에 대해 “갈 길이 멀기에 잠재력은 더 크다”고 평가했다.
바이오 전문가 릴레이 강연
세계 바이오시장 246조원 규모
초기 단계인 한국 기업 잠재력 커
바이오시밀러, 매년 50%씩 성장
코오롱생명·바이로메드 등 관심
◆가능성 열려 있는 시장이날 행사가 열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관 국제회의장 내 250여 개 좌석은 기관 및 개인투자자로 가득 찼다.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요 상장사의 기업설명회(IR)와 함께 진행된 전문가 강연에 참석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인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의 오영주 컨설턴트뿐 아니라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제약·바이오업종 담당 연구원,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권정호 모아인베스트 대표 등이 강사로 나섰다.
바이오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아직 초기 단계인 한국 기업에 기회가 열려 있는 시장이라는 게 강연자들의 공통적인 전제였다. 오 컨설턴트는 “6~7년 전만 해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만드는 셀트리온이 제약사냐’며 무시하는 시각이 있었다”며 “바이오산업을 기존의 좁은 틀에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08년 932억달러(약 102조1845억원)였지만 올해 2243억달러(약 246조8347억원)로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제약회사의 수출 역시 늘고 있다. 이태영 연구원은 “의약품 수출액은 2007년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었고 지난해는 3배 수준인 3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원료 의약품 수출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과거와 달리 완제 의약품이 수출 비중의 절반(54.8%)을 넘어섰다는 것도 의미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오 컨설턴트는 다만 연구개발(R&D) 등 대규모 투자가 당장 성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기간은 길게는 10년, 초기 물질 확보에서 최종 수익을 보기까지는 20년이 걸리는 장기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단계별로는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이후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전임상 단계에서부터 보면 성공 확률은 5%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 인수합병(M&A)이나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전략을 펴면서 화장품, 영양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한다.
◆바이오주 추가 상승 여력 커바이오주 투자 열기와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로 업종 전체가 상승 기운을 탄 최근과 2015년의 차이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이 연구원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신라젠 한미약품 바이로메드, 제품 허가나 출시 단계에 접어든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메디포스트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며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개발사들의 기업 가치가 집중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커지고 있는 면역 항암제 관련주와 다른 치료제의 병용 요법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인 종목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정호 대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15년부터 매년 50% 성장하고 있다”며 “주요 시장인 미국에 제품을 수출할 만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로 이미 유럽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셀트리온 외에 한미약품(바이오 신약) 신라젠(차세대 항암 치료제) 바이로메드(유전자 치료제) 앱클론(항체 의약품)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윤정현/하헌형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