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일자리, 54만개 새로 생기고 68만개 사라져

다시 커지는 '일자리 경고음'

2016 일자리 통계
조선 구조조정 등 여파
전체 일자리는 22만개↑
전년 증가수 비해 '반토막'
국내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에서 지난해 일자리 14만 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해운 산업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현대자동차가 파업 등으로 역대 최대 매출 손실을 입으면서 중소 협력업체의 일감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체 일자리 증가율도 전년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6년 일자리행정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자리는 2323만 개로 전년(2301만 개)보다 22만 개(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48만6000개(2.1%) 늘어난 2015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내려앉은 증가폭이다. 일자리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제조업 일자리는 2015년 2만4000개 증가했다가 지난해에는 14만 개 줄었다. 지난해 54만 개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지만 같은 기간 68만 개 일자리가 감소한 결과다. 반면 지난해 건설업에서는 10만 개, 도매 및 소매업에서는 6만 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3만 개가 늘어났다. 제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다. 2015년 21.2%에서 지난해 20.5%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1차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3373명, 삼성중공업 2356명, 대우조선해양 1147명 등 3대 대형 조선사에서만 6876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중소 조선사와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수만 명이 실직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 부진도 제조업 고용시장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이던 갤럭시노트7 단종, 자동차 파업 등의 여파로 지난해 수출은 58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일자리 상황은 지난해 기업 규모별로도 엇갈렸다.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32만 개 늘어났지만 대기업은 9만 개 줄었다.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종사자 50명 미만 기업에서 일자리 29만 개가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