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아이폰X 견제 들어간 삼성…애플 팬심 흔든다

갤럭시S8·노트8 활용해 기존 아이폰 수요 노려
노트8 추가 색상 이어 갤S8도 버건디레드 출시
애플의 초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텐)'이 24일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둔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고객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X과 수요가 충돌하는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을 직접 활용해 기존 '아이폰' 사용자부터 끌어온다는 다소 도발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충성고객이 주를 이루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자사 제품으로 갈아탈 경우 아이폰X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 고객을 대상으로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을 한 달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갤럭시노트8' 또는 '갤럭시S8'을 구매해 한 달간 사용한 후 계속 사용할지 여부를 고객들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이달 27일까지 이벤트 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30일 추첨을 통해 1만명의 고객이 선정된다.

선정된 고객들은 내달 1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공단말기를 참가비 5만원을 포함해 약정폰과 동일한 가격으로 구매해 체험을 시작할 수 있다. 개통은 이동통신 3사 매장에서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갤럭시'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체험 참가비를 환불해준다. 단, 체험 프로그램 종료 후 제품 반납을 원하는 고객은 참가비를 돌려받을 수 없다.

체험 고객을 위한 혜택도 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 고객을 위해 블루투스 스피커 'JBL GO'(4만4000원), 정품 액세서리를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5000원의 행복'과 디스플레이 파손 보험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갤럭시 체험 프로그램은 아이폰 고객들에게 갤럭시의 차별화된 가치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위기 때마다 펼쳤던 컬러 마케팅도 재개한다. 삼성전자는 '아이폰X' 출시 4일 뒤인 28일 '갤럭시S8' 버건디 레드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아이폰8' 출시때 '갤럭시노트8'의 추가 색상으로 메이플 골드를 내놓은 것과 오버랩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위기를 맞자 갤럭시S7의 추가 색상을 출시하며 실적을 개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와 함께 공시지원금도 조정했다. KT는 '아이폰X'의 예약 판매가 시작된 지난 17일 '갤럭시S8플러스'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의 지원금을 요금제별로 10만 원씩 인상, 최대 37만2000원을 책정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같은 제품의 지원금을 9만6000원까지 인상해 최대 33만 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삼성전자는 국내 게임 마니아들을 겨냥한 한정판 제품도 선보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넷마블게임즈·SK텔레콤과 손잡고 '갤럭시노트8 리니지2 레볼루션'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했다. 내달 31일까지 갤럭시노트8이나 갤럭시S8을 구매한 19~21살 고객에 AKG 블루투스 스피커(1만5000명) 등을 1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수험생용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사 갤럭시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아이폰X의 인기에 비례한다"며 "아이폰X이 각종 논란에도 매진 행진을 하다보니 삼성 입장에서도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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