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보유 비트코인도 자산으로 인정

'가상통화 대국' 노리는 일본

회계처리 기준 마련
2018년 결산부터 반영하기로
가상통화에 기업자금 몰릴 수도
일본에서 기업이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갈수록 커지는 가상통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회계기준위원회(ASBJ)가 비트코인을 기업회계원칙에 반영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ASBJ는 전날 열린 본위원회에서 기업이 가상통화를 사용할 때 회계규칙에 반영할 수 있도록 큰 틀에서 의견을 모았다. 기업이 구입한 가상통화를 보유자산으로 계상한 뒤 시가에 따른 가격 변동을 평가손익에 반영하는 것이 골자다.대형 가전양판점인 빅카메라와 저가항공사 피치항공 등 1만여 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등 가상화폐가 제도권화하는 데 따른 조치다. ASBJ는 추가 논의를 거쳐 연내 세부 회계기준 초안을 마련해 공개할 방침이다. 새 기준은 원칙적으로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SBJ의 이번 조치가 대규모 기업 자금과 기관투자가 자금이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가격 변동이 심한 가상통화를 기업들이 결제·운용하는 데 난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연초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가상통화 보급에 적극적이다. 일본 국세청도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잡소득’으로 구분해 소득액에 따라 5~45% 세금을 매기기로 하는 등 관련 제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CNN머니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8380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두 달간 2.5배 오른 것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8배 넘게 급등했다. 가상통화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거품론과 단기간 내 9000달러 선까지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맞서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