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유형별 습윤 드레싱 어떻게 다를까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진물 많으면 흡수 잘되는 '폼'
중간 정도면 '하이드로콜로이드'
거의 없으면 필름 제제를
뜨거운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겨울에는 화상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3년 전 차를 마시려다 손목에 끓는 물을 쏟아 2도 화상을 입은 적이 있었는데요. 병원에 갔더니 화상 부위를 소독한 다음 연고를 바르고 거즈로 덮어 붕대로 감아줬습니다. 이런 방식이 전통적 방법인 건조 드레싱입니다. 며칠간은 거즈로 덮어주더니 상처가 아물려고 하자 요상한 젤리 형태의 대형 반창고를 붙여주는 겁니다. 상처는 진물 나는데 가격도 눈물 나더군요. 약국 판매가격이 두 장에 1만원이 넘었으니 병원에선 두 배 정도 비용을 낸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싼데 효과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런 습윤 드레싱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더니 요즘 없어서 안될 가정용 상비약이 됐습니다. 예전엔 외산 제품밖에 없었는데 요즘에 국산 제품이 많아졌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메디폼(한국먼디파마), 듀오덤(보령제약), 이지덤(대웅제약), 메디터치(일동제약) 등이 대표적이죠.

습윤 드레싱 제품에는 폼, 하이드콜로이드, 필름 형태가 있습니다. 진물이 많으면 폼, 중간 정도면 하이드로콜로이드, 거의 없으면 필름 제제를 권합니다. 폼은 푹신한 폴리우레탄 쿠션으로 돼 있어 진물 등 삼출물을 잘 흡수합니다. 딱지가 앉은 건조한 상처보다는 진물이 많은 상처에 효과적입니다. 폼은 대부분 점착성이 없고 두꺼워 피부에서 잘 떨어집니다. 불투명해서 부착 후 상처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진물이 줄어들면 2차 드레싱이 필요합니다.

하이드로콜로이드는 젤라틴, 카르복시메칠셀룰로오스, 펙틴으로 돼 있습니다. 폼보단 얇지만 반창고보단 두껍고 말랑말랑한 재질입니다. 삼출물과 결합해 콜로이드를 형성해 접착력이 생겨서 피부에 잘 달라붙습니다. 완벽히 투명하진 않지만 살갗이 비치는 정도로 투명해 상처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하이드로콜로이드는 삼출물이 적거나 중간 정도 상처에 쓰면 됩니다. 찰과상, 단순 열상, 1도·2도 화상에 효과적이고 감염된 상처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필름은 셋 중 제일 얇은데요. 아크릴 접착층으로 덮이 폴리우레탄으로 돼 있습니다. 투명하고 점착성이 있어 2차 드레싱용으로 좋습니다. 다만 점착 성분이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