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형제 '59년 통치' 마감…쿠바, 권력이양 절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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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선거…후계 본격화쿠바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86)의 후계자를 선출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쿠바 현지 언론과 외신은 쿠바가 26일(현지시간) 전국 시의원 선거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2018년 2월 국가평의회 의장 선출
개혁 성향의 수석 부의장 유력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약 800만 명은 주민의회가 추천한 후보자 2만7000명 중에서 시의원 1만2515명을 뽑는다. 선출된 시의원은 주 의회와 인민권력국가회의(의회) 의원 후보 중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이후 국가회의는 내년 2월 국가평의회를 구성해 통수권자인 의장을 비롯해 수석부의장, 각 분야 부의장 5명, 서기 1명을 선출한다. 따라서 이번 시의회 선거가 권력 교체 작업의 시발점인 셈이다.카스트로 의장은 1959년 형인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등과 함께 친미 정권을 전복하고 오랫동안 쿠바 공산당 정권의 중심부에 있었다. 49년 동안 집권한 형이 건강상 이유로 권력을 내려놓자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5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쿠바 공산당 당수직은 90세가 되는 2021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스트로 의장은 형 피델의 사망 1주기 다음날인 이날 수도 아바나 서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차기 의장으로는 개혁·개방 성향인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58)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993년 공산당에 가입한 그는 2009년 고등교육부 장관을 지내고 2013년부터 부의장에 임명됐다. 그는 투표 후 기자들에게 “오늘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 피델에 대해 이야기하는 날”이라며 거취 관련 언급을 피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