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눔의료, 한국의료 세계화의 지름길

이영찬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
세계인의 축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근대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은 “올림픽 운동은 세계에 하나의 이상을 심어주는 일이며 그 이상은 육체의 기쁨, 미와 교양, 가정과 사회에 봉사하는 일 세 가지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많은 봉사활동이 있었고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의료봉사나 의약품 구호 등의 활동이 이어져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달라진 국가 위상을 보여주듯 보건의료에서도 우리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눔의료’는 한국의 수준 높은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치료받지 못하는 외국 환자를 초청해 항공료와 체재비를 지원하고 의료기관이 의료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의료기술이 일천하고 국제적 구호를 받던 한국이 저개발국의 환자를 치료하는 그야말로 달라진 국격을 느낄 수 있는 단면이라 하겠다.나눔의료 사업을 통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25개국에서 심장병, 화상, 척추 기형 등 335명의 환자가 한국의 초청으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었다. 나눔의료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봉사라는 올림픽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며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지표 중 하나다.

최근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17’ 기념식에서는 나눔의료를 통해 새 삶을 얻은 15세 말레이시아 소녀가 초청돼 치료를 해준 의료진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소녀는 13년 전 얼굴과 양쪽 팔다리에 화상을 입어 신체 변형과 장애가 있었으나 지난 7월 한국에서 피부 이식 및 재건성형 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나눔의료를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에 매료된 이들은 비단 치료받은 환자와 가족만은 아닐 것이다. 주변 이웃을 포함한 그 나라 국민에게 ‘한국 의료’가 우수하고 한국이란 나라가 온정이 넘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줬을 것이다.나눔의료 혜택을 받은 환자들의 사연이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 국가의 TV와 신문 등에 소개됐다. 한국 의료의 높은 수준을 접한 더 많은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치료받고 돌아갔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이들 국가에 진출하는 데도 긍정적인 이미지로 작용했다. 보건의료 서비스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나눔의료가 한국의 몫을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영찬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