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드론 집배원'… 우편물 배달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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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 등 미리 입력 '자율 비행'우정사업본부가 28일 자율비행 드론(무인항공기)으로 우편물을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CJ대한통운 등 일부 택배회사가 드론 배송을 시험적으로 운영한 적은 있지만,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실어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 고흥~득량도 4㎞ 10분 날아
우정사업본부, 2022년 상용화
우정본부는 이날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등기 등 8㎏ 무게의 우편물을 드론에 실어 4㎞ 떨어진 득량도 마을회관에 배송했다. 고도 50m 상공으로 이륙해 득량도까지 날아간 시간은 10분이다. 집배원이 득량도까지 우편물을 배송하기 위해 여객선을 타고 왕복했던 2시간과 비교해 배송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배송에 사용된 드론은 수동조작 드론이 아니라 미리 입력한 좌표와 비행 프로그램에 따라 스스로 길을 찾아 비행하는 자율비행 드론이다.우정본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우편물 배송용 드론을 제작해 올해 4월부터 전남 고흥 주변 섬, 강원 영월 산지에서 모의배송 시험 운행을 하며 안전성을 점검해왔다. 이 드론은 10㎏ 이하 무게의 물건을 싣고 시속 30㎞ 속도로 최대 40분간 비행할 수 있다. 우정본부는 2022년 우편물 드론 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자체 드론 관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비·운용 요원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도서 산간지역 10곳에서 드론 배송 실증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드론 배송 상용화를 위한 세계 정보기술(IT)기업과 물류기업의 경쟁은 치열하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통해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2.3㎏ 상품을 배송하는 데 성공했고, 자체 항공교통관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DHL은 악천후에도 배송이 가능한 드론 시스템을 개발해 일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