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미리 만나본 현대차 ‘신형 벨로스터’, 귀가 즐거운 드라이빙

인제스피디움서 미디어 프리뷰 열려
거친 배기음과 경쾌한 가속력
내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 데뷔
위장막을 쓴 현대자동차의 ‘신형 벨로스터’ / 사진=현대차
지난 28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 현대자동차의 ‘신형 벨로스터’(사진)가 위장막을 쓴 채 서킷을 내달렸다. 직선 구간을 지나자 우렁찬 배기음이 귓전을 울렸다. 울려 퍼지는 소리만 들어도 모든 게 바뀌었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 2개의 심장 품은 신형 벨로스터현대차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형 벨로스터를 처음 공개했다. 이날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이곳에서 세계 첫 신형 벨로스터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열었다.

개발 과정을 총괄한 김영현 현대차 상무는 “신형 벨로스터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 성능을 더했다”며 “높은 운전 몰입도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랠리카(경주용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신형 벨로스터는 1.4L 가솔린 터보와 1.6L 가솔린 터보 등 총 2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모두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달았다. 1.6 가솔린 터보의 경우 달리는 재미를 더한 6단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강한 성능을 갖춘 1.6 가솔린 터보는 엔진 회전수(rpm) 1500대부터 최대 토크를 낸다. 이를 통해 저속구간 가속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 2000~4000rpm에서 더 큰 힘을 내도록 돕는 ‘오버부스트’ 기능이 현대차 최초로 장착됐다.

이밖에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대시보드에서 별도의 스크린이 올라오는 컴바이너 형식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지능형 안전기술인 현대 스마트 센스, 고성능 타이어 등을 탑재했다.

◆ 개성 있는 디자인신형 벨로스터는 2개의 조수석 앞뒤 도어와 1개의 운전석 도어를 비대칭적으로 가진 고유의 특징을 계승했다. 또 후면 범퍼 중앙에 자리한 듀얼 머플러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전·후면부는 각각 캐스케이딩 그릴과 공기 흡입구를 적용했다. 특히 뒤쪽으로 밀어낸 A필러(앞문 앞쪽 기둥)와 날렵한 루프(지붕) 라인은 차체를 낮고 길게 보이게 한다.

부풀어 오른 앞뒤 바퀴 펜더와 보닛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드러낸다. 현대차 관계자는 “쿠페 스타일과 비대칭 구조의 독특한 디자인을 접목했다”며 “공기 저항을 줄이고 스포티함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실내 디자인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다.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진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종 패널)와 돌출형 내비게이션, HUD 등은 온전히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차는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신형 벨로스터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 서킷 운전 해보니

달리기 성능을 느껴보기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시트 포지션이 낮아 스포츠카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각종 버튼은 사용이 쉽고 차량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시동을 걸자 ‘그르릉’하는 거친 배기음이 울렸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자 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기존 현대차에서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하고 우렁찬 사운드가 내부를 가득 채웠다.

피트(차고)를 지나 서킷에 들어서면서 가속페달을 꽉 밟았다. 속도계 바늘이 순식간에 시속 150㎞까지 치솟았다. 경쾌한 가속력을 뽐냈다. 다만 고속주행 시 묵직함은 아쉬웠다. 차체가 다소 뜬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벨로스터의 앙칼진 배기음이 자꾸 가속페달로 발이 가도록 했다. ‘부앙’하고 뿜어나오는 소리는 온몸을 자극했다. 생각보다 크다고 여겨지던 배기음은 귀에 착 감기는 음악으로 바뀌었다.

신형 벨로스터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주행감에 신경을 썼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차체 움직임도 좋았다. ‘버텨내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뒤쪽이 밀려나지 않고 자세를 잡았다. 타이어 비명소리가 나는 마찰력(그립) 한계도 여유가 있었다. 고성능 타이어와 섀시(차대) 등이 주행 성능을 잘 뒷받침했다.

장착된 내비게이션은 운전 때 시야가 분산되지 않아 다음 지점을 보기 수월했다. 특히 순간 토크와 가속도, 터보 부스트압 등 차량 상태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현대차는 미 디트로이트모터쇼 이후 국내에 신형 벨로스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브랜드 ‘N’의 국내 첫 번째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장막을 쓴 현대자동차의 ‘신형 벨로스터’ / 사진=현대차
인제=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