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中역할론"…文대통령 베이징 방문, '대북해법'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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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도발 이후 다음달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北京) 방문에 쏠리는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최고 수준'의 대북 압박과 한반도 '상황 관리' 필요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어떤 해법을 이끌어내느냐가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북한이 도발한 당일인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 문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북한문제와 관련해 협력을 견인해내는 모멘텀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G2(주요 2개국) 외교'도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일단 문 대통령은 북한이 추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다시금 고조시킨 현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긴요해졌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더 강한 압박과 제재'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다음 달 중국 방문을 통해 시 주석에게 더 강력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아베 총리도 "중국이 대북 압박에 더 많은 역할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호응했다.문 대통령의 언급은 한·미·일이 공감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데 있어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주문을 담고 있다.
현재 한·미·일이 각기 독자 제재를 준비하고 공통의 '추가액션'도 검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북 압박의 성패를 가를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논의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한·미·일 3각 공조의 틀 속에서 거론되는 대북 압박카드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대북 해상수송 차단'이다. 북한을 포위 또는 봉쇄하는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데 따른 '고통'을 확실히 주겠다는 의도다.이 같은 대북 봉쇄구도를 완성하는 핵심 플레이어는 북한과 접경한 중국과 러시아이며, 특히 북한과의 거래 규모가 크고 유대가 깊은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게 외교가의 컨센서스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은 이번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가장 핵심적 제재로 볼 수 있는 대북 원유공급에 나서도록 적극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계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 자리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직접' 요청하고 러시아의 역할 강화를 적극 주문한 바 있다.물론 관련국들에 '신중한 행동'을 촉구해온 중국이 이 같은 초강경 대북제재 카드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기류를 감안할 때 중국도 일정 수준에서 협력적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고려하는 중국의 '더 강력한 역할'은 한반도 긴장상태를 전반적으로 완화하고 대화와 협상으로의 국면전환을 꾀하는 쪽에 방점이 찍혀있다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한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방향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내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場)으로 나오도록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뜻을 시 주석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간의 면담이 불발되는 등 북·중관계가 전 같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과거 6자회담 의장국이었던 중국이 외교력을 발휘하기에 따라서는 대화와 협상을 충분히 '주선'할 수 있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특히 북한은 역설적으로 '핵무력 완성' 선언을 명분삼아 추가도발을 멈추고 협상으로의 국면전환을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역할론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 계기에 2단계 북핵해법(북한의 핵동결을 입구로, 비핵화를 출구로 삼는 단계적 접근법) 구상을 토대로 한·중 양국 공통의 북핵해결 로드맵을 끌어내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론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중국의 역할론은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과도 연결된다.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막고 평화적이고 안정적 정세를 조성하려면 북·미간 대립구도를 넘어 역내 질서를 이끄는 한 축인 중국이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양국 관계복원을 공식화하는 '화룡정점'의 차원을 넘어 한반도 정세관리와 대북해법 모색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최고 수준'의 대북 압박과 한반도 '상황 관리' 필요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어떤 해법을 이끌어내느냐가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북한이 도발한 당일인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진 문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북한문제와 관련해 협력을 견인해내는 모멘텀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G2(주요 2개국) 외교'도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일단 문 대통령은 북한이 추가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다시금 고조시킨 현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긴요해졌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더 강한 압박과 제재'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다음 달 중국 방문을 통해 시 주석에게 더 강력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아베 총리도 "중국이 대북 압박에 더 많은 역할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호응했다.문 대통령의 언급은 한·미·일이 공감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데 있어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주문을 담고 있다.
현재 한·미·일이 각기 독자 제재를 준비하고 공통의 '추가액션'도 검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북 압박의 성패를 가를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논의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한·미·일 3각 공조의 틀 속에서 거론되는 대북 압박카드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대북 해상수송 차단'이다. 북한을 포위 또는 봉쇄하는 구도를 형성함으로써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데 따른 '고통'을 확실히 주겠다는 의도다.이 같은 대북 봉쇄구도를 완성하는 핵심 플레이어는 북한과 접경한 중국과 러시아이며, 특히 북한과의 거래 규모가 크고 유대가 깊은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게 외교가의 컨센서스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은 이번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가장 핵심적 제재로 볼 수 있는 대북 원유공급에 나서도록 적극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계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 자리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직접' 요청하고 러시아의 역할 강화를 적극 주문한 바 있다.물론 관련국들에 '신중한 행동'을 촉구해온 중국이 이 같은 초강경 대북제재 카드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기류를 감안할 때 중국도 일정 수준에서 협력적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고려하는 중국의 '더 강력한 역할'은 한반도 긴장상태를 전반적으로 완화하고 대화와 협상으로의 국면전환을 꾀하는 쪽에 방점이 찍혀있다 관측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한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방향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내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場)으로 나오도록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뜻을 시 주석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간의 면담이 불발되는 등 북·중관계가 전 같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과거 6자회담 의장국이었던 중국이 외교력을 발휘하기에 따라서는 대화와 협상을 충분히 '주선'할 수 있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특히 북한은 역설적으로 '핵무력 완성' 선언을 명분삼아 추가도발을 멈추고 협상으로의 국면전환을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역할론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 계기에 2단계 북핵해법(북한의 핵동결을 입구로, 비핵화를 출구로 삼는 단계적 접근법) 구상을 토대로 한·중 양국 공통의 북핵해결 로드맵을 끌어내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론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중국의 역할론은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과도 연결된다.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막고 평화적이고 안정적 정세를 조성하려면 북·미간 대립구도를 넘어 역내 질서를 이끄는 한 축인 중국이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양국 관계복원을 공식화하는 '화룡정점'의 차원을 넘어 한반도 정세관리와 대북해법 모색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