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렸지만… 우울한 조선해양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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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선 일감'도 뺏기는 한국 조선지난 1일 저녁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는 모처럼 조선업체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협회 관계자가 몰렸다. 2년 만에 업계 최대 행사인 ‘조선해양의 날’이 열렸지만 분위기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지난해 ‘수주 절벽’ 여파로 행사 자체가 열리지 못한 것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참석자들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CEO들도 중국과 싱가포르의 저가 공세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최근 자사 수주가 유력하던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수주를 중국이 따낸 것에 대해 “그쪽(중국)도 이익이 나지 않을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싱가포르 업체가 “무리하게 저가 수주를 하고 있다”며 “수익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일부 참석자는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가 ‘세계 조선해양 1위’인 한국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정부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수주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참석자들은 내년까지 ‘일감 절벽’과 ‘매출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체질을 개선해 국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