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해 725만대 그칠 듯…이번주 해외법인장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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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남겨놓고 글로벌 659만대 판매…5년 전 수준으로 판매량 줄어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대수가 800만대에 한참 못 미치는 725만대 선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 판매 부진에 700만대도 어렵다는 일부 전망이 나왔지만 하반기 회복 국면을 보이면서 713만대를 기록한 2012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중국 내년 상반기까진 어렵다" 전망 나와
현대·기아차는 12월을 남겨놓고 국내외 시장에서 막바지 총공세에 나선다. 이번 주엔 주말까지 4~5일간 정몽구 회장 주재로 각 지역별 올해 판매실적 및 내년 사업계획을 공유하는 해외법인장회의도 예정돼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한 총 659만대를 팔았다.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3만8700여 대) 늘었으나, 해외는 중국과 미국 부진 여파로 8.6%(51만7000여 대) 줄어든 게 전체 판매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68만여 대로 집계됐다. 12월에 비슷한 판매고를 유지한다면 720만대 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경영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했던 것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얽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요인이 가장 컸다. 10월까지 중국에선 작년 대비 40% 가까이 판매 감소세를 보였고 그동안 줄곧 성장세를 달렸던 미국에선 두자릿수 판매 하락을 겪었다. 반면 유럽을 비롯해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은 성장가도를 달렸다.업계에선 내년에도 중국과 미국 등 주력 시장에서의 대외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은 한중관계의 정치적 이슈가 풀렸으나 중국공장 판매 회복이 당장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더딘 걸음을 보일 것이란 게 시장 분석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은 업체별 인센티브(판매 장려금)가 올라가는 등 판촉 경쟁이 치열해 당장의 판매 확대가 어렵다.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현대차가 작년 동월보다 8.5% 감소한 5만7000여 대, 기아차는 15.6% 줄어든 4만4000여 대로 부진을 이어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점진적으로 사드 이전 수준 판매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2월 충칭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신형 코나(중국명 엔시노)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모델의 신차 효과가 기대 요인이지만 상반기까지 판매 부진이 지속되는 등 단기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디고 미국의 부진지속 가능성,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해 기존 이익 전망치의 하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경우 SUV 신차(코나, 스토닉, 싼타페)의 성공적 출시여부가 미국 시장 해법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아직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노조 리스크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부분파업(총 22시간)을 예고했다.
그런 와중에 현대·기아차 경영진과 각 지역별 대표들은 이번주 열리는 해외법인장회의에서 내년 경영 목표를 심도 깊게 논의할 예정이다. 가장 핵심이 될 내년도 사업전략 회의에선 중국과 미국 판매에 대한 해법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