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내년 1월 25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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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42)는 다시 사라졌다. 이글거리는 눈빛, 특유의 주먹 펌핑(fis pumping), 붉은 티셔츠의 기억을 무대뒤에 남기고서다. 팬들은 “이번엔 진짜 타이거가 왔다!”며 열광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수근거린다. 진짜 아프지 않은 걸까. 언제 다시 볼 수 있는 걸까.
성적만 놓고보면 그의 말대로 ‘페인 프리’에 근접한 듯하다. 통증있는 몸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스코어가 나와서다. 8언더파 280타. 보기가 11개 나왔지만 버디 17개를 잡았고 이글 2개를 곁들였다. 보기가 많아 보이긴 하지만 우즈의 말대로 ‘늘상 일어나는 일’ 수준이다. 비즈니스로 치면 ‘불가피한 손실’ 또는 ‘감내해야 할 리스크’쯤 된다는 얘기다. 반면 감내수준을 위협하는 더블 보기 이상의 치명적 실수는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더블 보기 6개를 적어냈던 것에 비하면 달라진 관리능력이다.18홀 내내 웃거나 팬들과 시선을 교환하는 여유는 얼마든지 연출 가능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오히려 이글이다. 우즈는 “프로암에서도 이글을 한 개 잡았다”고 자랑했다. 일주일의 대회기간 이글을 세 개나 만들어낸 셈이다. 세계 최강자들만 모은 18명의 출전자들 중 가장 많은 이글이다.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된다 해도 타수를 만회할 ‘리스크 헤지’ 능력도 갖췄다는 얘기다.
이 이글의 핵심이 비거리다. 시즌 이글 갯수 톱랭커인 루크 리스트나 토니 피나우,저스틴 토머스,마틴 레어드 등 ‘이글 사냥꾼 톱 5’의 공통점이 모두 비거리 310야드 안팎의 장타자란 점이다. 그린 주변 쇼트게임과 퍼트로도 얼마든지 잡아낼 수 있는 버디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 비거리가 결국 통증없는 육체로만 가능한 일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이 비거리를 담보할 스윙 스피드와 파워를 회복한 것으로 입증됐다. 그것도 이전보다 훨씬 간결해진,허리를 덜 쓰는 스윙으로 340야드 안팎을 때려냈다.적어도 이번 대회만큼은 그렇다. 우즈는 “예전처럼 풀 스피드로 샷을 하진 않았지만 아드레날린이 샘솟았다.나도 내 비거리에 놀랐다”고 했다.
한가지 짚어야 할 대목은 있다. 그가 나흘간의 대회 내내 진통제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파서 먹은 게 아니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의사의 권고’에 따라 예방차원에서 복용했다는 게 우즈의 설명이다. 화려한 쇼의 이면에 진통제가 도사리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합리적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가 언제 다시 나타나 이런 의구심을 해소해줄까 궁금해 하는 것도 그래서다.
우즈는 2018 시즌 스케쥴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투어를 다시 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목표였던 터라 미리 출전계획을 짜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팀이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계획과 일정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확실한 건 ‘메이저 대회’중심으로 움직이겠다는 그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다. 메이저 14승에서 멈춰있는 그의 목표가 여전히 메이저 최다승 경신에 꽂혀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메이저 사상 최다승 기록은 잭 니클라우스(18승)가 들고 있다.이 경우 가장 빨리 우즈를 볼 수 있는 대회는 오는 1월25일 토리파인즈 골프장에서 열리는 파머스인슈어런스 대회로 추정된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전언이다. 우즈가 이 대회로 시즌 오픈을 즐겼고, 지난번 히어로월드챌린지 복귀전 후에도 이 대회를 통해 정규대회를 다시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토리파인즈는 그가 8차례 우승한 기억이 있는 타이거의 텃받이다. ‘진짜 타이거의 귀환’을 재입증하려면 좋은 성적을 낼 대회를 골라야 하는 우즈로서는 ‘최적의 무대’라는 얘기다. 그가 손꼽아 기다려왔던 4월의 마스터스를 위한 3~4개의 리허설도 필요하다.이를 감안하면 2월의 제네시스오픈,3월의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이 일종의 ‘마스터스 연습라운드’가 될 공산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반 대회를 통해 WGC(월드골프챔피언십)나 더 플레이어스같은 메이저급 대회에 나갈 자격을 따내는 일도 필요하다.
카일 포터 CBS스포츠 기자는 “우즈는 선별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겠지만 목표는 메이저 우승에 맞춰져 있을 것”이라며 “성적이 잘 나온다면 최소 14개 대회 이상에서 우즈를 다시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우즈의 행보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우즈가 ‘반짝 컴백쇼’가 아닌 ‘상설 타이거 쇼’를 개설할지를 확인하는 데에는 최소한 2달간의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성적만 놓고보면 그의 말대로 ‘페인 프리’에 근접한 듯하다. 통증있는 몸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스코어가 나와서다. 8언더파 280타. 보기가 11개 나왔지만 버디 17개를 잡았고 이글 2개를 곁들였다. 보기가 많아 보이긴 하지만 우즈의 말대로 ‘늘상 일어나는 일’ 수준이다. 비즈니스로 치면 ‘불가피한 손실’ 또는 ‘감내해야 할 리스크’쯤 된다는 얘기다. 반면 감내수준을 위협하는 더블 보기 이상의 치명적 실수는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더블 보기 6개를 적어냈던 것에 비하면 달라진 관리능력이다.18홀 내내 웃거나 팬들과 시선을 교환하는 여유는 얼마든지 연출 가능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오히려 이글이다. 우즈는 “프로암에서도 이글을 한 개 잡았다”고 자랑했다. 일주일의 대회기간 이글을 세 개나 만들어낸 셈이다. 세계 최강자들만 모은 18명의 출전자들 중 가장 많은 이글이다.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된다 해도 타수를 만회할 ‘리스크 헤지’ 능력도 갖췄다는 얘기다.
이 이글의 핵심이 비거리다. 시즌 이글 갯수 톱랭커인 루크 리스트나 토니 피나우,저스틴 토머스,마틴 레어드 등 ‘이글 사냥꾼 톱 5’의 공통점이 모두 비거리 310야드 안팎의 장타자란 점이다. 그린 주변 쇼트게임과 퍼트로도 얼마든지 잡아낼 수 있는 버디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 비거리가 결국 통증없는 육체로만 가능한 일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이 비거리를 담보할 스윙 스피드와 파워를 회복한 것으로 입증됐다. 그것도 이전보다 훨씬 간결해진,허리를 덜 쓰는 스윙으로 340야드 안팎을 때려냈다.적어도 이번 대회만큼은 그렇다. 우즈는 “예전처럼 풀 스피드로 샷을 하진 않았지만 아드레날린이 샘솟았다.나도 내 비거리에 놀랐다”고 했다.
한가지 짚어야 할 대목은 있다. 그가 나흘간의 대회 내내 진통제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파서 먹은 게 아니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의사의 권고’에 따라 예방차원에서 복용했다는 게 우즈의 설명이다. 화려한 쇼의 이면에 진통제가 도사리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합리적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가 언제 다시 나타나 이런 의구심을 해소해줄까 궁금해 하는 것도 그래서다.
우즈는 2018 시즌 스케쥴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투어를 다시 뛸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목표였던 터라 미리 출전계획을 짜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팀이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 계획과 일정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확실한 건 ‘메이저 대회’중심으로 움직이겠다는 그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다. 메이저 14승에서 멈춰있는 그의 목표가 여전히 메이저 최다승 경신에 꽂혀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메이저 사상 최다승 기록은 잭 니클라우스(18승)가 들고 있다.이 경우 가장 빨리 우즈를 볼 수 있는 대회는 오는 1월25일 토리파인즈 골프장에서 열리는 파머스인슈어런스 대회로 추정된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전언이다. 우즈가 이 대회로 시즌 오픈을 즐겼고, 지난번 히어로월드챌린지 복귀전 후에도 이 대회를 통해 정규대회를 다시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토리파인즈는 그가 8차례 우승한 기억이 있는 타이거의 텃받이다. ‘진짜 타이거의 귀환’을 재입증하려면 좋은 성적을 낼 대회를 골라야 하는 우즈로서는 ‘최적의 무대’라는 얘기다. 그가 손꼽아 기다려왔던 4월의 마스터스를 위한 3~4개의 리허설도 필요하다.이를 감안하면 2월의 제네시스오픈,3월의 아놀드파머인비테이셔널이 일종의 ‘마스터스 연습라운드’가 될 공산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반 대회를 통해 WGC(월드골프챔피언십)나 더 플레이어스같은 메이저급 대회에 나갈 자격을 따내는 일도 필요하다.
카일 포터 CBS스포츠 기자는 “우즈는 선별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겠지만 목표는 메이저 우승에 맞춰져 있을 것”이라며 “성적이 잘 나온다면 최소 14개 대회 이상에서 우즈를 다시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우즈의 행보는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다. 우즈가 ‘반짝 컴백쇼’가 아닌 ‘상설 타이거 쇼’를 개설할지를 확인하는 데에는 최소한 2달간의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