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위축 우려에…'중도금 무이자'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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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거는 단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잇단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분양시장 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수요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이달 중순 세종시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아파트 단지는 중도금 무이자와 이자 후불 조건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무이자 조건을 적용할 경우 중도금대출 이자를 계약자 대신 건설사가 부담한다. 후불은 잔금을 납부할 때 그동안의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를 최종 계약자가 한꺼번에 납부하는 방식이다.이 단지 분양 관계자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적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전매가 제한되는 지역에선 후불보다 무이자의 마케팅 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오는 8일 모델하우스 개장을 앞둔 다른 단지 역시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사실상 확정했다.
아파트 분양가는 통상 계약금 10%와 중도금 60%, 잔금 30%의 비율로 책정된다. 최초 계약 후 1개월 안에 계약금을 지불하고 입주 전까지 중도금을 여섯 차례로 나눠 내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계약자들은 건설사가 알선하는 집단대출로 중도금을 치른다.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기준 시중은행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3.38%다. 전월 대비 0.24%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48%포인트 상승했다.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집단대출 금리는 4~5%대가 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분양가 4억원인 아파트에 당첨돼 현재의 연 3.38% 이자로 중도금대출을 받을 경우 2년여 동안의 이자부담은 1000만원가량이다. 하지만 금리 4%를 적용할 경우 이자부담은 12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금리 5%에선 1500만원까지 치솟는다.
금리가 높아지면 새 아파트 매수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건설사들은 청약자를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활용해왔다. 최근엔 분양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이 같은 조건을 내건 단지가 드물었지만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 중도금 무이자 카드를 꺼내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내년은 주택규제와 대출규제까지 겹쳐 분양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중도금 무이자 등 청약자들에게 ‘당근’을 제시하는 곳이 올해와 지난해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과거에도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이 같은 조건으로 분양하는 건설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아직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지는 않은 만큼 내년 이후 금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팀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체감 금리가 높지 않아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세우는 단지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비인기 지역부터 이 같은 조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중도금 무이자는 아니지만 변동금리로 인한 인상분을 보전해주는 경우도 있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집단대출 금리가 분양 당시보다 오를 경우 인상분에 대한 이자부담을 시행사가 부담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대수가 많은 대단지의 경우 중도금 무이자 조건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수도권에서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분양을 앞둔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마케팅 효과는 있겠지만 대단지에선 감당하기 힘든 금융비용”이라고 말했다.중도금 무이자로 인한 건설사의 비용부담은 분양가에 일정 부분 반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분양가가 높아져 대한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심의 통과가 힘들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이달 중순 세종시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아파트 단지는 중도금 무이자와 이자 후불 조건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이다. 무이자 조건을 적용할 경우 중도금대출 이자를 계약자 대신 건설사가 부담한다. 후불은 잔금을 납부할 때 그동안의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를 최종 계약자가 한꺼번에 납부하는 방식이다.이 단지 분양 관계자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적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전매가 제한되는 지역에선 후불보다 무이자의 마케팅 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오는 8일 모델하우스 개장을 앞둔 다른 단지 역시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사실상 확정했다.
아파트 분양가는 통상 계약금 10%와 중도금 60%, 잔금 30%의 비율로 책정된다. 최초 계약 후 1개월 안에 계약금을 지불하고 입주 전까지 중도금을 여섯 차례로 나눠 내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계약자들은 건설사가 알선하는 집단대출로 중도금을 치른다.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기준 시중은행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3.38%다. 전월 대비 0.24%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48%포인트 상승했다.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집단대출 금리는 4~5%대가 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분양가 4억원인 아파트에 당첨돼 현재의 연 3.38% 이자로 중도금대출을 받을 경우 2년여 동안의 이자부담은 1000만원가량이다. 하지만 금리 4%를 적용할 경우 이자부담은 12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금리 5%에선 1500만원까지 치솟는다.
금리가 높아지면 새 아파트 매수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건설사들은 청약자를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활용해왔다. 최근엔 분양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이 같은 조건을 내건 단지가 드물었지만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 중도금 무이자 카드를 꺼내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내년은 주택규제와 대출규제까지 겹쳐 분양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중도금 무이자 등 청약자들에게 ‘당근’을 제시하는 곳이 올해와 지난해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과거에도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이 같은 조건으로 분양하는 건설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아직 본격적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지는 않은 만큼 내년 이후 금리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팀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체감 금리가 높지 않아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세우는 단지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된다면 비인기 지역부터 이 같은 조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중도금 무이자는 아니지만 변동금리로 인한 인상분을 보전해주는 경우도 있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집단대출 금리가 분양 당시보다 오를 경우 인상분에 대한 이자부담을 시행사가 부담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대수가 많은 대단지의 경우 중도금 무이자 조건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수도권에서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 분양을 앞둔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마케팅 효과는 있겠지만 대단지에선 감당하기 힘든 금융비용”이라고 말했다.중도금 무이자로 인한 건설사의 비용부담은 분양가에 일정 부분 반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분양가가 높아져 대한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심의 통과가 힘들 수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