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생명의 '통합 스마트오피스'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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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점 사무실 없애고 삼성동·광화문 두 곳에 문 열어메트라이프생명이 보험업계에선 처음으로 통합 스마트오피스 실험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서 설계사 1700여 명이 근무하는 46개 지점 사무실을 폐쇄하고 광화문과 삼성동 두 개의 건물에 업무공간을 통합했다. 이곳은 설계사들의 지정석이 없는 열린 공간으로, 업무환경도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의 사무공간과 최대한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설계사들의 업무 효율을 높여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회사 실적과 재무건전성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정석 없는 열린 공간 전문 교육 장소 마련
설계사 업무 효율성 높여
변액보험 판매 비중 90%…불완전판매율 0.03% 그쳐
"설계사 상품 이해도 높아"
![](https://img.hankyung.com/photo/201712/AA.15393771.1.jpg)
메트라이프생명이 이처럼 공간 혁신을 시도한 것은 능률을 높이고 설계사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보험 계약을 위한 종이 서류를 태블릿PC로 대체하고 있다. 신규 계약의 75%가 태블릿PC를 통해 체결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짐이 그만큼 줄어 이동하기 수월해졌기 때문에 지역 사무실을 둘 이유가 없어졌다”며 “오히려 설계사들이 다같이 일하면서 경쟁을 통해 능률을 올리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설계사들의 이동시간을 확보한 만큼 교육시간이 늘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스마트오피스에 마련한 교육 장소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설계사 재직 기간에 따른 단계별 교육과정을 세분화하고 있다.◆불완전판매 거의 없어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 경쟁력이 보험사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갈수록 중요해지는 변액보험에 대한 설계사의 이해 수준이 영업을 결정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변액보험을 중시하는 것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때문이다. 이 기준이 시행되면 저축성보험의 부채 책정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금리 변동에 따라 부채 규모가 달라진다. 변액보험은 금리 변동에 따라 보험사가 져야 하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상품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변액보험 비중이 90%를 웃돈다. 회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비중이 높다 보니 또 다른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업계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불완전판매 비율을 낮추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상반기 메트라이프생명의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은 0.03%로 업계 평균 0.21%를 크게 밑돌았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설계사들의 상품 이해도가 높다는 뜻”이라며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규 계약 유치보다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보험사 수익성에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