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등재후 태도바꾼 일본' 국제사회에 알리기 캠페인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군함도(端島·하시마섬) 등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목적을 달성한 이후 태도가 완전히 바뀐 일본 정부의 이중적 모습을 전세계에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8일 밝혔다.

일본은 2015년 등재 당시 한국의 반발에 부딪히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이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노역을 당했다"며 사실상 강제성을 인정했다.또 "정보센터 설립 등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포함하겠다"며 2017년 12월 1일까지 세계유산센터에 경과보고서 제출을 약속했다.

이때 유네스코에 등재된 것은 군함도가 있는 나가사키를 포함하는 규슈와 야마구치(山口)현에 있는 근대화 산업시설 23곳이다.

그러나 일본이 지난 5일 유네스코에 제출한 851쪽 분량의 '보전 상황 보고서'에는 해당 시설로 강제징용돼 가혹한 노동을 한 조선인 등 피해자들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자신들의 약속을 무색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강제'(forced)라는 단어는 아예 등장하지 않고 대신 "2차대전때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전쟁 전(前)과 전쟁 중, 전쟁 후에 일본의 산업을 '지원'(support)한 많은 수의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다"며 합법적 노동임을 강변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했다.

보고서는 "해당 시설들에서 이뤄진 긍정적·부정적 역사를 모두 알리라"는 유네스코의 권고와 관련해서도 2019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규슈가 아닌 도쿄에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설치해 역사자료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규슈에서 1천km 떨어진 지역에 정보센터를 설치하는 것 역시 과거의 잘못을 희석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반크는 이같은 일본의 행태를 국제사회에 고발하기 위해 군함도와 일본군 위안부 등을 주제로 지금까지 제작한 112편의 영상을 한데 모아 유튜브(m.youtube.com/playlist?list=PLGxPKAde4cSda_vYKKIDsrAC-Dk1-S01X)에 올렸다.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일본 강제노역 시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반대 청원'을 위한 홍보 영상(한글:youtu.be/aqAEZgybUcU·영어:youtu.be/6slLt4RWLxo)도 함께 배포했다.

아울러 세계인들에게 야스쿠니의 실체를 고발하는 영상 '우리가 일본의 꿈에 의구심을 갖는 이유'(Yasukuni Shrine: A source for concern about Japan's dreams)라는 제목의 영상도 유튜브(bit.ly/18qAma)에 공개했다.반크는 "이들 영상을 15만 회원과 함께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전 세계에 배포한다"고 밝히면서 일반 국민에게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기태 단장은 "2018년 메이지 유신 150주년,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제국주의 과거사를 숨기고 전 세계에 왜곡한 자국의 역사를 알리려고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바뀌지 않는 일본을 향해 항의하는 것보다 전 세계에 일본의 이중성을 고발하고 알려 나가는 것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