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이른 한파" 백화점 '빅3' 4분기 실적 전망 '맑음'

사진=게티이미지
올해 11월 이른 한파와 평창 롱패딩 열기로 백화점 업계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경기 불황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등으로 그간 업황 부진을 겪었으나 최근 매출이 반등하는 추세다. 특히 방한 의류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4분기 호(好)실적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빅3(롯데·현대·신세계)'의 겨울 정기세일 기간 패딩 등 스포츠 의류 상품군 매출이 11월부터 껑충 뛰었다.지난달 1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행사 기간 동안 신세계의 매출은 무려 12.1% 급증했다. 부문별로 특히 아웃도어(44.1%) 및 스포츠 의류(38.0%)의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크게 늘었다.

이외에도 여성 정장(7.2%), 여성 캐주얼(13.6%), 남성 정장(11.5%), 남성 캐주얼(21.8%), 가전(40.7%), 가구(9.4%), 식품(22.7%) 등을 찾는 고객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매출 역시 7.3% 늘었다. 예년보다 이른 추위로 패딩, 코트, 모피 등 방한용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스포츠(9.2%), 영패션(8.9)%, 모피(8.7%) 등 상품군에서 특히 특히 패딩류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일주일가량 이른 추위로 인해 세일 기간 아우터, 스포츠 의류 등 관련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도 11월 레져 및 스포츠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평균 기온은 6.8도로 평년(7.6℃)보다 0.8도 낮았다.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지속된 데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평창 롱패딩'이 인기를 끌면서 방한 의류 매출이 크게 늘은 것으로 보인다.작년말 '최순실 사태'로 급락한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업황 회복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112.3으로 약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심리를 짓누르고 있던 북한 리스크와 물꼬를 틀고 있는 한중 교류 소식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백화점 업황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올 4분기 실적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1월 성장률은 롯데 (4.5%), 현대(5~6%), 신세계(6%) 등 백화점 3사가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의류 매출 및 소비심리 상승 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롯데의 경우 경쟁사 대비 수치가 다소 낮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 사드 갈등 완화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회복될 경우 실적 및 주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드 리스크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롯데를 제외하면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실적 기대감으로 이미 지난 10월11일 저점(8만5500원) 대비 20% 가까이 급등했다. 신세계 역시 9월8일 저점(17만8000원)에서 58% 껑충 뛰었다.

업황 전망이 밝은 만큼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에 대해 기존 13만원에서 13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유진투자증권(12만원→13만원), 대신증권(10만원→12만5000원), DB금융투자(13만6000원→15만원) 등도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신세계 역시 NH투자증권(32만원→37만원), 신한금융투자(31만원→39만원), DB금융투자(30만원→33만원) 등 다수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최근 올렸다. 롯데쇼핑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중국의 롯데마트 매각 이후 본격적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 영향이 전보다 완화될 경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올해 경쟁사보다 본업이 부진했던 만큼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백화점 비용절감 및 마트 효율성 개선 등으로 내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