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2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 후보 출사표

김성태 "금수저당 탈피"
한선교 "선명 야당 만들 것"
홍문종 "더 이상 친박 없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홍(친홍준표) 김성태 의원, 친박(친박근혜) 홍문종 의원, 중립 성향 한선교 의원의 3자 구도로 치러진다. 당초 출마 의사를 보였던 친박 유기준 의원은 10일 출마를 포기하고 홍 의원과 후보 단일화를 했다. 세 의원은 이날 공식 후보 등록을 마쳤다. 한국당은 이틀간의 선거운동 기간을 거쳐 12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세 후보는 한국당을 정부·여당에 맞설 ‘강한 야당’으로 이끌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자신은 특정 계파에 속해 있지 않다며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은 야당으로 체질 전환이 시급하다”며 “하루속히 대여 투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안 국회 통과 과정에서 한국당이 ‘패싱(무시)’을 당한 것은 대여 투쟁력과 원내 전략이 부족해 나타난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은 기득권 정당, 금수저 정당, 웰빙 정당에서 벗어나 개혁과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친서민, 노동자를 위한 정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진정한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친홍’이라는 평가에 대해 “지긋지긋한 계파주의 때문에 당이 불행에 빠졌는데 또 계파를 만들려는 움직임은 용납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사당화 시도가 있다면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김 의원은 바른정당 복당파를 중심으로 한 비박(비박근혜)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친박 재선 함진규 의원을 정책위원회 의장 후보로 결정했다. 지지세를 친박으로까지 확장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 의원은 “흩어진 민심을 모으고 당을 결집해 제1야당의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여소야대라고 하지만 국민의당이 여당의 2중대 역할을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여소야대가 아니다”며 “한국당이 하나로 뭉쳐서 잘못된 정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흐름과 정반대로 가는 법인세 인상, 국가 재정 300조원이 들어가는 공무원 증원 등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유 의원과의 단일화가 특정 계파 후보 단일화가 아니냐는 지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 모시자고 모인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통령과 친박 핵심들이 모두 어렵게 된 상황에서 계파는 존재하지 않고 옛날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경기 의정부을이 지역구인 홍 의원은 울산 남갑 출신의 재선 이채익 의원을 정책위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도권과 영남을 조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의원은 “당내 화합을 이뤄 강한 야당을 만들고 문재인 정부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하나가 됩시다, 강해집시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며 “좌파 정책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이번 경선에 ‘중립 지대 단일 후보’로 나섰다. 단일화 경선을 치른 이주영 의원을 정책위 의장 후보로 낙점했다.

한 의원은 경선 판도와 관련해 “대다수 의원은 친박이든 친홍이든 계파 정치를 거부하고 있다”며 “중립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준여당인 국민의당이 야합해 한국당을 따돌릴 가능성이 높다”며 “어차피 한국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국을 이끌어갈 수 없다면 보수 정당으로서 선명성을 강조해야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막판까지 예측 불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박이 주류로 자리매김했던 과거와 달리 특정 계파가 당을 장악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영남권 3선 의원은 “선거 당일 후보들의 정견 발표와 토론에 따라서도 많은 표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