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경제단체는 '찰떡궁합' 국정 동반자

무기력한 경제단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 회장을 맡고 있는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도레이 회장이 지난 5월 게이단렌 70주년 행사에서 잔을 부딪치고 있다. 한경DB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은 경제 관련 문제에선 ‘국정의 동반자’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틈날 때마다 “게이단렌과 정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고 강조한다.

2013년 5월 사카키바라 회장이 취임한 이후 게이단렌이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법인세율 인하였다. 그는 아베 총리에게 지속적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아베 정부는 출범 전 30%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012년 25.5%, 2015년 23.9%, 2016년 23.4%로 단계적으로 인하했다. 내년엔 23.2%로 더 낮출 계획이다.사카키바라 회장은 아베 총리가 주재하는 각종 회의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전략특구회의, 미래투자회의, 1억 총활약사회, 일하는 방식 개혁 등 아베 총리의 국정과제를 적극 지원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내수 진작을 위한 3% 임금 인상 요구 등 산업계로선 순순히 수용하기 힘든 정부 요구도 전체 경제 상황을 고려한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엔 경제사절단 대표로 중국을 방문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만나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을 글로벌 수준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등 경제외교의 첨병 역할도 했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아베 정부가 자칫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으로 흐를 기미를 보일 때마다 쓴소리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베 총리가 유아교육과 보육 무상화를 추진하자 “(복지 확대 정도가 아니라 무상화를 하는 것은) 문제가 많은 정책으로 경제계는 찬성할 수 없다”고 못 박기도 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