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유사시 휴전선 넘었다가 남한으로 복귀… 중국에 약속"

미·중, 북한 급변 상황 발생시 대비책 논의

핵무기 회수·난민 대책 등 최고보안 사항 논의
미국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이나 북한 정권 붕괴와 같은 급변사태 발생 시 대응책을 중국과 논의해왔음을 밝혔다.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라는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미·중이 한반도 비상상황에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해 북한을 압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한국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 북한의 불안정한 사태 발생 시 핵무기 확보 방안 등을 미국과 중국 고위 관계자들이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급변사태 시 대처에 관해 이처럼 구체적 구상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틸러슨 장관은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을 포함해 양국 군 수뇌부가 대화를 해왔다고 소개하고, 특히 북한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대해 중국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가장 큰 걱정은 북한에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번주 초 중국이 북한과의 접경지인 지린성 창바이현에 다섯 곳의 난민수용소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의 ‘핵무기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에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핵무기가 원치 않는 세력의 손에 넘어가는 것”이라며 “우리는 핵무기 확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틸러슨 장관은 이어 “우리는 북한 정권 교체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미군이 유사시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하겠다는 점을 중국 측에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북한 정권의 붕괴나 교체 촉진 △한반도 통일 가속화 △비무장지대(DMZ) 이북으로의 군사력 동원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4NO’ 원칙을 재확인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