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네이버 '공인중개사 등급제' 폐지

업계 매물 등록 거부 지속되자
상대평가서 절대평가로 전환
네이버 부동산의 ‘공인중개사 등급제’가 폐지된다. 공인중개사의 반발이 커서다.

▶본지 12월13일자 A33면 참조13일 네이버는 동별 우수활동 중개사 선정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우수활동 등급 배지도 없앤다. 대신 허위 매물 여부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중개사마다 실제 거래 완료 매물 수와 거래를 마친 고객이 이를 확인하는 실적을 노출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지난달 중순 도입한 우수활동 중개사는 ‘현장확인’ 매물 광고를 많이 하거나 거래 완료 실적이 많은 공인중개업소에 좋은 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다. 동마다 상위 5%, 15%, 30% 등 3단계로 등급을 부여한다. 해당 중개사의 매물은 리스트 상단에 우선 등록시킨다.

이에 대해 일선 중개업소들은 “현장확인 매물은 출혈경쟁을 부추긴다”며 “등록비 인상을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서울 목동 상암동 구로동 일대 중개업소들은 네이버에 매물 등록을 거부하기도 했다.목동의 A공인 대표는 “지역마다 중개사들끼리 우수 중개사 배지를 확보하기 위해 현장확인도 없이 광고비만 쏟아붓는 일이 벌어진다”며 “돈을 많이 내면 상단에 노출시켜주는 게 검색 중립성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반 매물은 건당 등록비가 1700~2000원이지만 현장확인 매물은 1만8000원을 내야 한다.

네이버 부동산은 2013년부터 ‘간접 중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사이트 운영만 맡고 부동산정보업체(CP)는 매물을 확보하고 광고비를 징수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허위·미끼 매물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해를 샀다”며 제도 개선 의사를 밝혔다.

다만 네이버는 플랫폼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비로 인한 이익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CP에게 받는 비용은 매물 1건에 500원에 불과하다”며 “광고비 매출을 늘리기 위해 등급제를 도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