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일색 방중 '경제사절단'에 낀 대학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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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대학 총장이 경제사절단이라니 의외죠? 중국에서는 아니더군요. 베이징대만 해도 수십조원의 자산을 가진 기업 그룹을 몇 개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산학협력이 그 정도로 커질 만큼 시장 가능성이 충분한 곳이에요.”
김인종 원광보건대 총장 '이례적 케이스'
위에다그룹과 글로벌 산학협력…中노인요양 시장 공략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訪中)에 동행한 경제사절단 명단에 낯선 직함이 보였다. 대기업 총수부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까지 역대 최대 규모 사절단에 낀 김인종 원광보건대 총장(사진)이다. 전문대 총장으로는 이례적으로 포함됐다. 그는 14일 KOTRA가 여는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하는 등 경제사절로 방중 일정을 소화한다.원광보건대가 중국 위에다그룹과 합작회사(JVC)를 설립해 현지에서 벌이는 노인요양·의료사업을 눈여겨본 KOTRA가 김 총장을 사절단으로 추천한 것이다. 급격한 고령화로 치매 등 재활치료 수요가 크게 늘어난 중국에 맞춤한 노인요양 전문병원이라는 ‘킬러 콘텐츠’를 제공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중국 기업이 부지와 건물, 시설 등 하드웨어를 책임지고 한국 대학은 운영 노하우와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를 채우는 글로벌 산학협력을 성사시켰다. 위에다그룹이 장쑤성 옌청시에 짓고 있는 50억원 규모 전문병원이 시작이다. 10년간 장쑤성에 노인요양시설 200개를 건립하면 원광보건대와 원광대병원이 수탁 운영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중국 100대 기업인 위에다그룹은 기아자동차의 현지 합작 파트너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김 총장은 “원불교 재단 산하에 노인요양시설과 병원, 호스피스병원, 교육기관을 두루 갖춘 ‘토털 서비스’의 강점이 어필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학교라도 이 같은 인프라를 활용하면 여느 기업 못지않은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중국은 대학의 수익사업을 장려한다. 베이징대가 대표적이다. 2015년 기준 2000억위안(약 33조원)의 자산을 갖고 있는 팡정그룹은 베이징대가 지분 70%를 보유한 산학협력 기업이다. 김 총장이 2007년 취임 후 당초 유학생 유치를 위해 방문했던 중국을 ‘산학협력 시장’으로 다시 보게 된 배경이다. 국내에서는 약점인 지방 전문대라는 조건이 해외에선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국 내 한류, 중국과 비슷한 문화적 특성도 현지 노인요양시장 진출을 도왔다.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갖추되 대학인 만큼 ‘지식산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방중 기간 위에다그룹과 노인요양·의료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하는 김 총장은 “거대한 중국 의료시장을 개척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 김인종 원광보건대 총장 "위에다그룹과 손잡고 중국서 노인요양병원 운영할 것"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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