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일본 여행은 그만!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세요"

구마노 노부히코 일본정부관광국 서울사무소 소장
올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 700만명 돌파 유력
“자신만의 취향에 맞춘 일본 여행이 대세죠”
“올해 10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583만86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습니다. 지난해 전체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인 509만302명을 이미 넘어섰죠. 하지만 일본에는 아직 덜 알려진 지역과 매력이 많이 남아 있어요.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새로운 여행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구마노 노부히코 일본정부관광국 서울사무소 소장은 한경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방일 한국 관광객이 사상 최대인 7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깝고 안전한 일본 여행의 장점에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증가, 사드(THAAD) 문제로 인한 일본의 반사이익, 엔저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지금과 같은 한국인의 일본 여행 열풍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애초 일본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70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했으나 3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일 외국인 여행객 1위 국가는 중국이지만 성장률은 12.9%로 한국(40%)보다 낮다.

올해 일본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는 한국인 관광객의 다양한 취향을 생각해 ‘나답게 더, 일본에서 더’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일본을 더하다’ 슬로건을 내세우고 여행지 중심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는 개인의 취향에 맞춘 여행’을 소개하고자 했다.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스타일’, ‘혼자만의 시간이 소중한 스타일’, ‘영화처럼 사는 스타일’ 등 3가지 방식을 담은 유튜브 홍보영상은 최고 56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제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은 단순히 먹고, 자고, 여행지를 다니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일본의 다양한 매력을 자신의 방식대로 체험하길 원하는 이들이 늘어났죠. 다른 나라의 경우 일본의 관광지 소개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그런 방식으로 홍보하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어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리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방문객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여행 방법을 알리고, 더 깊이 일본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구마노 노부히코 소장은 방일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도쿄, 오사카, 규슈, 홋카이도 등 대도시를 주로 찾는 한국인의 관심을 지방으로 확대하는 것이 당면과제라는 것이다.

인기 여행지인 오사카의 경우를 보더라도 대부분의 한국인 관광객은 당일여행으로 교토만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보완하고자 일본 정부는 오사카를 통해 인근의 와카야마, 시가현 등으로 한국인 여행객들의 동선을 넓히거나 숙박객을 늘리는 ‘오사카+1’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다른 도시에 비교해 한국인 방문율이 떨어지는 일본 중부 지역의 경우 영화로 인해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 호재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흥행에 힘입어 배경지로 등장한 기후현의 히다시와 다카야마시 등이 젊은 층 사이에서 떠오른 것도 전과 달라진 점이다.

“현재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항공 노선은 26개에 달합니다. 한국과 일본 지방 도시를 연결하는 항공 노선이 계속 확대되고 있죠. 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이 시즈오카, 다카마쓰, 우베, 히로시마, 요나고 등에 취항하면서 주변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어요. 앞으로 나고야를 일본 중부 지방으로 가는 관문도시로 삼고, 영화 속 여행지 등 인근 도시로 가는 방법과 즐길 수 있는 요소를 홍보할 계획입니다.” 구마노 소장은 일본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단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평균 3,3박 정도로 비교적 짧은 한국인 관광객의 숙박일 수, 전체 방일 외국인 여행객 평균 소비액(15만엔)의 절반에 불과한 한국인 낮은 소비액 등의 과제를 풀기 위해서다.

“싸고 즐겁게 다닐 수 있는 것이 일본여행의 장점이죠. 하지만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나 고급 료칸 등의 수준 높은 경험도 제안하고 싶습니다. 일본에서는 규슈 7개 현을 도는 호화열차 ‘나나츠보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가장 싼 요금이 30만엔(한화 약 300만원) 정도로 비싸지만 추첨을 통해 예약을 받을 정도로 인기입니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이러한 고품격 일본 여행의 가치를 알아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천천히 일본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실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홍보하겠습니다.”

김명상 한경텐아시아 기자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