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4대 합의', 동북아 평화에 기여… 한·미동맹엔 부정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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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한·중 정상회담 성과'전문가들은 지난 14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반도 4대 원칙(전쟁 불가, 비핵화, 북핵 평화적 해결, 남북관계 개선)’이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임에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북핵 해법 실질적 성과 없어…중국의 기존 입장 재확인 회담"
"북핵 대응, 중국 손 들어준 모양새…미국과의 관계에 문제 생길 소지"
"중국, 사드 갈등 직접 표출 않고 우회적 표현으로 노력한 흔적"
청와대 "홀대론 동의할 수 없다"
◆“사실상 중국 입장 지지”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15일 “한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가 있었고 서로 간 합의가 됐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미국과 북한에 전쟁은 안 된다는 압박을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군사 옵션을 주장하는 미국 내 강경파들은 한국이 한·미·일 연합전선에서 이탈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드를 포함해 한·중 간 현안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해하려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있었다”면서도 “미국 입장에선 군사 옵션을 거론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4대 원칙은 긍정적으로 보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에 사드든, 북핵이든 우리가 원하는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반도 4대 원칙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을 더 압박해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군사 옵션을 쓰겠다는 것인 반면 중국은 대화로 풀자는 것”이라며 “이번에 문 대통령은 사실상 중국 입장을 지지한 셈인데 앞으로 미국과 같이 안 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도 “북·미 간 전쟁 고조 가능성처럼 한반도 4원칙이 나온 이유가 반영됐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다”며 “우리가 중국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됐으며 이로 인해 미국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선 공식석상에서 충돌은 없었지만, 중국은 한국에 ‘사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한·중 모두 국내 정치 상황과 한반도 주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어느 한쪽이 사드에 대해 양보하기가 어렵다”며 “그래도 중국이 직접 갈등을 표출하지 않기 위해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등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고 평가했다.◆靑 “양국 관계 새출발 좋은 신호”
청와대는 15일 전날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양국 관계가 새로운 출발로 가는 좋은 신호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드 문제만 좁혀놓고 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보다 발언 횟수가 줄거나 강도가 낮아지면 좋은 시그널일 것으로 설명했는데 그런 정도는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시 주석이 사드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는 대신 ‘우리 모두가 아는 문제’라고 표현했고, 사드라는 용어는 소규모 정상회담에서만 최소한으로, 그것도 마지막에 살짝 언급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홀대론’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을 예정보다 한 시간 넘게 더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결과적으로 중국과 시 주석이 한국과 문 대통령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 그런 상황에서 홀대론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채연/조미현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