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헬스케어주 담고 미국 하이일드·뱅크론 펀드에 분산투자를"

2018 재테크 - 주식·채권시장
국내 주요 증권사 PB 50명에 물어보니…

미국 경기 호전…최대 수출국인 중국 기업들 실적 좋아져

대형 국영기업 연이은 상장…베트남 주식시장도 큰 관심

미국 하이일드펀드, 경기회복기에 뱅크론은 금리 오르면 수익률↑
한·미 국채 투자는 피해야

국내 IT·제약·바이오업종 유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지수, 거품 논란에 휩싸인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주가, ‘불패 신화’ 서울 강남 아파트값, 고공행진하는 가상화폐….
재테크 시장에 갖은 기록이 쏟아진 2017년 세밑. 고액 투자자의 자산관리를 돕는 전문가인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한 해 성과 정리와 함께 내년 재테크 전략 수립에 바쁘다. 이들은 내년에 가장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중국, 베트남 주식을 꼽았다.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할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정보기술(IT)과 제약·바이오주’라고 답했다. 한국과 미국 국채는 피해야 할 투자 대상으로 지목했다.◆“중국, 베트남 주식 유망”

한국경제신문이 19일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에서 일하는 PB 50명을 대상으로 ‘2018년 재테크 전략’ 설문조사를 한 결과 16명(32%)이 중국 주식시장이 내년에 가장 높은 수익을 낼 투자처라고 예상했다. 베트남 주식시장을 추천한 PB가 9명(18%)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14명)과 인도(1명)를 합하면 신흥국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80%(40명)에 달했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지점 PB는 “미국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신흥국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성장률과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은 베트남과 인도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중국 주식형 펀드’는 PB들이 꼽은 1순위 투자상품이었다. 올해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소외돼 아직까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 많았다. 중국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5.29%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다우산업지수와 코스피지수,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20% 안팎의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해 부진했다.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아시아에쿼티팀 본부장은 “미국 경기 호전으로 최대 수출국인 중국 기업의 실적이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며 “제조업 외에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지원하고 있는 소비 및 헬스케어, 환경 관련 기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주식시장도 유망 투자처에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성장 가능성이 큰 대형 국영기업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투자 기회가 늘고 있다는 게 PB들의 판단이다.

◆“하이일드, 뱅크론 펀드 주목”PB들은 금리 인상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 상품으로 하이일드 및 뱅크론 펀드를 추천했다. PB 13명(26%)이 꼽은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 이하 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통상 경기 회복기에 수익률은 오르고 투자 위험은 낮아진다. 대표적 하이일드 펀드인 ‘AB글로벌고수익’은 연초 이후 5.67% 수익을 올렸다.

투자 부적격 등급 기업의 대출 채권을 유동화한 뱅크론 펀드도 10명(20%)이 유망하다고 봤다. 저(低)신용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내는 이자가 주요 수익원이어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 대출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PB들은 투자자들이 피해야 할 자산으로 한국 국채(15명)와 미국 국채(14명)를 들었다. 두 나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국내 주식시장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반도체 등 IT주를 사는 게 좋다는 PB가 22명(44%)에 달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회의적 전망에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IT주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IT 다음으로는 제약·바이오주(13명)와 유통주(5명)를 추천 명단에 올린 PB가 많았다. 장선희 KB증권 선릉역라운지지점 PB는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직장인 소득 증가로 이어져 유통주 등 내수주에 온기가 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동차, 은행, 조선주 등에 투자하라는 PB는 2명(4%)에 불과했다.

김우섭/최만수/하헌형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