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쓰면 죄책감”…한국인 휴가 문화 만족도 '전 세계 꼴찌'

30개국 1만5081명 대상 유급휴가 설문조사
한국 직장인 휴가 15일 중 평균 10일 사용
'휴가 중에도 일한다'는 응답자도 세계 1위
한국인의 휴가 문화 만족도가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 사용 시 죄책감을 느낀다’는 한국인 응답자(61%)는 전체의 전 세계 평균(2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업무가 바쁘거나 대체 인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휴가 중 일 생각에 불편하다’, ‘휴가 중에도 일한다’는 부정적인 답변도 모두 세계 1위였다.
익스피디아는 미국, 일본, 멕시코 등 전 세계 30개국 1만50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익스피디아 유급휴가 사용 실태(Expedia Global Vacation Deprivation Report)’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82%는 휴가 사용 문화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프랑스(66%)와도 격차가 컸다. 특히 한국인 20~40대 응답자의 84%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연차 사용에 비협조적인 기업 문화는 휴가 사용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특히 ‘휴가 사용 시 죄책감을 느낀다’는 한국인 응답자가 61%로 전 세계 평균인 29%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상사 또는 동료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까 봐 휴가를 다 쓰지 못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기업의 휴가 권장률 역시 한국(51%)이 세계 평균(67%)에 비해 낮았다. 고용주가 휴가를 독려하는 국가는 캐나다, 멕시코, 노르웨이 등이었으며, 비협조적인 국가는 일본, 이탈리아, 한국 순이었다.

주어진 휴가를 전부 썼다는 한국인은 전체의 절반(51%)으로 전 세계 평균(66%)보다 적었다. 전 세계 평균 휴가일은 24일이며 그중 20일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국인은 평균 15일의 휴가 중 10일을 썼다. 국가별로는 독일, 스위스, 뉴질랜드 등이 총 30일의 연차를 썼고 아랍에미리트, 스웨덴, 브라질은 무제한 연차휴가를 지원받는다고 답했다. 휴가 이후의 행복감, 가족과의 친밀감, 업무 집중력 상승도 역시 세계 평균을 밑돌았다. ‘휴가 이후 여유롭게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30%로 전 세계 평균(67%)보다 낮았다. 이유는 지나친 업무량이었다. ‘휴가 중에도 일 생각에 불안하다’는 응답이 72%, ‘휴가 중에도 일한다’는 경우도 61%에 달했다.

부정적인 휴가 문화와 달리 한국인의 여행욕구는 예전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이상 장기 휴가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32%로 지난해 20%에 비해 증가했다. 반면 주말을 낀 휴가 등 단기 휴가에 대한 선호는 39%로 지난해(43%)보다 감소했다. 출장을 여행 기회로 활용하는 블레저(비즈니스와 레저의 합성어)를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3%에 달했다.

한편 익스피디아가 실시한 이번 조사 국가에는 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덴마크,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핀란드, 벨기에,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홍콩,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아랍에미리트, 대만 등이 포함됐다.

김명상 한경텐아시아 기자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