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확보한 게임사, 해외 M&A로 눈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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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대표'로 떠오른 K게임“최대 5조원까지 동원해 적극적으로 게임업체 인수합병(M&A)에 나서겠습니다.”
넷마블 "M&A에 5조 동원"
넥슨도 미국 모바일 업체 인수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올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게임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두둑한 M&A 자금을 마련해 해외 게임업체 사냥에 나서고 있다.해외 M&A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지난 2월 7억1000만달러(약 7685억원)를 투입해 ‘마블 올스타 배틀’로 유명한 카밤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2015년 7월에는 캐주얼 퍼즐 장르 세계 2위 개발사인 잼시티를 사들였다.
넷마블은 해외 역할수행게임(RPG)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따라서 수준급의 RPG 개발 역량을 지닌 미국 일본 등지의 개발사가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올초 열린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RPG는 서구 시장에서 아직 틈새 시장에 불과하지만 이를 개척해 선점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카밤을 인수한 것도 북미권에서 가장 RPG를 잘 만드는 게임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 3분기 매출의 71%를 해외에서 올렸다. 대표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해외 진출 성공 외에도 ‘카밤’과 ‘잼시티’ 등 북미 자회사의 주요작이 매출에 보탬이 된 덕분이다.넥슨도 꾸준히 해외 게임업체 M&A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초 미국의 게임 개발사 픽셀베리스튜디오를 인수하기로 했다. 2012년 설립된 픽셀베리스튜디오는 ‘초이스’ ‘하이스쿨 스토리’ 등 모바일용 대화형 게임시장을 개척한 선도업체로 꼽힌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M&A 작업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는 픽셀베리스튜디오 인수액이 약 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넥슨은 지난해 3월 도미네이션즈를 개발한 빅휴즈게임즈도 인수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