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대선캠프 출신인사 챙기려 부회장 신설 '논란'

KB금융그룹이 계열사에 부회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대선 캠프출신 인사를 선임하려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20일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비(非)은행 부문 강화 등을 위한 자문 역할을 하는 부회장직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부회장을 임명한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이 자리에는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66)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민 전 사장은 정권 핵심인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경남 사천 출신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다. 국민은행에 입행해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2009년까지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담기도 했으며 지점장 시절 노 전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지난 9월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때 유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KB금융이 계열사에 최고경영자(CEO)가 있음에도 별도로 부회장을 두는 것은 의외라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일각에선 새 정부 측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무리수’를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KB금융은 최근 윤종규 회장의 연임과 금융지주 회장·행장 분리 과정에서 정치권과 금융당국으로부터 간접적인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