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30대"…과음, 폭탄주 섭취 전년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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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음주 경향 30대에서 66.3%가장 높아
폭탄주 경험 비율도 30대가 54.5%로 최고치
전연령 과음, 폭탄주 줄었지만 30대만 급증
남성보다 여성이 적정 음주량보다 더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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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2017년 주류 소비·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30대 연령에서 고위험 음주와 폭탄주 경험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국민 중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남자 1018명, 여자 982명)을 대상으로 주류 소비·섭취 형태를 설문조사한 것이다.
응답자 중 지난 6개월 동안 음주를 한번이라도 경험한 비율은 91.4%로 지난해(90.6%)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맥주(94.0%), 소주(79.8%), 탁주(38.6%)를 주로 마셨다.
주류 종류별 1회 평균 음주량도 소주(50ml) 6.1잔, 맥주(200ml) 4.8잔, 탁주(200ml) 2.9잔, 과실주(100ml) 3.1잔, 위스키(30ml) 4.5잔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30대 66% 고위험 음주, 54%가 폭탄주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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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음주는 과음, 만취, 폭음 등 건강의 해가 되는 수준의 음주를 말한다. WHO 기준으로는 순수한 알코올로 남자 60g, 여자 40g 이상의 양으로 알코올 도수 17%인 소주를 기준으로 남자 8.8잔, 여자 5.9잔에 해당한다. 연령대별로는 30대(66.3%)가 가장 높았고, 20대(63.5%), 40대(59.4%), 50대(52.6%), 60대(48.5%) 순으로 20~30대에서 고위험 음주 경향을 보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줄었지만 30대만 지난해보다 약 4%포인트 증가했다.
폭탄주는 성별로는 여성(39.1%)보다 남성(57%)이 연령대별로는 20~30대가 40~60대에 비해 폭탄주 경험 비율이 높았다. 폭탄주 경험율도 30대가 54.5%로 전 연령 중 가장 높았고 전년보다 증가율도 11.6%포인트로 가장 많이 늘었다. 20대는 작년 50.1%에서 올해 55.7%로 늘었다.
폭탄주 종류로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이 대부분(93.7%)을 차지했다. 폭탄주를 마시는 이유는 ‘술자리 분위기가 좋아져서’(23.1%), ‘기존 주류보다 맛있어서’(21.9%), ‘회식‧행사에서 함께 마시기 때문에’(19.3%), ‘주변사람들의 추천으로’(15.3%), ‘빨리 취해서’(7.7%) 순이었다.◆여성이 남성보다 적정 섭취량보다 많이 마셔
여성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은 ‘저위험 음주량(WHO 기준)’ 보다 많았고 실제로도 많이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남성이 생각하는 소주, 맥주, 탁주 및 과실주 적정 음주량은 ‘저위험 음주량(WHO 기준)’ 보다 적었고, 실제 섭취량 또한 소주(1.3잔 초과)를 제외하고 적게 마셨다. 남성보다 여성에 대한 알코올 섭취량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 및 수제맥주 선호도 증가
최근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음주 경험은 각각 66%와 23.6%로 ‘16년(54.4%, 17.7%)에 비해 각각 11.6%와 5.9% 증가했다.
이유는 주로 ‘기존 주류보다 맛이 있어서’(34.3%, 28.1%), ‘호기심’(15.8%, 19.3%) 등으로 나타났다. 기존 국내 맥주에 비해 다양한 맛과 향으로 젊은 여성 소비자층을 사로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음주 경험은 여성이 65%와 24.6%로 지난해(50.6%, 14.6%)보다 각각 14.4%와 10% 증가했고 남성은 67%와 22.7%로 지난해(58.0%, 20.5%)에 비해 각각 9%와 2.2%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수입‧수제맥주 음주 경험 모두 30대에서 가장 많았고 20대, 40대 순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알코올 함량이 낮은 주류라 하더라도 많이 마시는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음주 빈도와 음주량을 체크하여 건강한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저위험 음주량 기준으로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