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경제계 신년인사회 불참… 청와대 신년회에 '기업인 초청'으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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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당혹스럽다"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계 주도로 주요 기업인과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새해 포부를 밝히면서 함께 각오를 다지는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1962년 신년인사회가 시작된 이후 대통령이 나오지 않은 것은 세 차례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은 대신 청와대에서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대표, 장·차관 등이 참석하는 신년인사회에 경제계 인사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청와대는 내년 1월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문 대통령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행사에 참석해 정부의 새해 경제운용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경제계 신년인사회는 기업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고위 관료, 주한 외교 사절단 등이 대거 참석해 새해 인사를 하고 당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매년 대통령이 참석해 경제정책 기본방향을 설명하고 기업인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신년인사회가 시작된 1962년 이후 55년 동안 현직 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사례는 △1984년(전두환 대통령) △2007년(노무현 대통령) △2017년(박근혜 대통령)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당시엔 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을 수습하거나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직이 정지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 대통령이 임기 첫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신년인사회는 연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공식 행사로 통합했다”며 “이 자리에 경제계와 문화·과학계 대표 등도 동시에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인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이 빠짐없이 참석하던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굳이 외면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혹시 노동계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손성태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