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대신 주식배당하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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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주식배당 기업 셀트리온 등 55곳… 작년보다 41% 급증주식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에 나서는 상장회사가 늘고 있다. 현금배당과 달리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으면서도 주주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주식배당과 비슷하지만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는 무상증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금 유출 없이 주주환원
유통주식 늘려 거래활성화도 기대
주식·현금배당 함께하는 기업도
◆주식배당 기업 급증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식배당 결의를 공시한 기업은 55곳으로 집계됐다. 일동제약 한국자산신탁 동양고속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5곳과 셀트리온그룹(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 와이솔 휴온스 등 코스닥 상장사 40곳이다. 주식배당 기업은 지난해(39곳)에 비해 41% 늘었다. 최근 5년간 주식배당을 한 기업은 매년 30여 곳에 그쳤지만 올 들어 크게 늘었다. 기업들은 매년 3~4월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을 한다.
주식배당은 기업이 한 해 동안 거둔 이익을 새로 발행한 주식으로 주주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기업 유보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금배당과 달리 현금이 유출되지 않는다.금호전기 미래컴퍼니 이녹스첨단소재 등은 올해 처음 주식배당을 하기로 했다. 금호전기는 1주당 0.01주를 주주에게 배당한다. 배당주식은 총 6만517주다. 미래컴퍼니와 이녹스첨단소재는 1주당 0.03주씩 지급한다.
꾸준한 주식배당이 돋보이는 기업도 있다. 셀트리온그룹이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2013년부터, 셀트리온제약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주식배당을 했다. 올해는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주식배당에 나선다. 세 기업은 내년 3월 1주당 0.02주씩을 주주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업체인 성우테크론과 반도체용 진공펌프 생산업체인 엘오티베큠, 바이오 인프라기업인 서린바이오 등도 5년 이상 연속 주식배당을 하고 있다.
◆무상증자도 많아져기업들이 주주환원에 주식배당을 활용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면서도 현금 유출이 일어나지 않아 연구개발(R&D)이나 설비 등 투자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로서는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지만 지분 희석이 일어나지 않는다. 보유 지분에 비례해 신주를 주기 때문에 지분율 변동이 없다.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 거래가 활발해지면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도 얻게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주 성향에 따라 현물배당과 주식배당 간 선호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주식배당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식배당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함께 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보안솔루션업체인 SGA솔루션즈(코스닥 상장사)는 1주당 0.05주의 주식배당과 15원의 현금배당을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래 성장 전략에 따른 기업가치를 주주와 공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ISC, 신화콘텍 등도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함께 한다.배당 대신 다른 방식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기업도 있다. 주식배당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무상증자를 통해서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잉여금을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주식배당과 같다. 주식배당은 배당소득세(배당소득의 15.4%)를 내지만 무상증자는 주주가 얻는 이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올해는 유한양행을 비롯해 한미약품 명문제약 JW중외제약 등 제약사와 제이준코스메틱 와이엠티 등이 무상증자 공시를 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