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졸자 전문대 편입 허용… '전문대 유턴입학' 사라진다

전문대 차별 개선·재정지원 확대…'무용론' NCS 교육과정 전면손질
전문대에 4년제 대학 졸업생의 편입학이 허용되고 일반대학처럼 국가우수장학금도 신설된다.산업현장에 필요한 직무능력 습득을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전문대 국가직무능력(NCS) 교육과정도 전면 손질된다.

교육부는 22일 열린 제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전문대학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내년 하반기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사학위 취득자가 간호학과를 비롯해 전문대 3학년에 정원외 편입학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최근 취업에 유리한 전문대 간호학과 등에서 다시 공부하려는 4년제 대학 졸업생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전문대는 일반대와 달리 학사학위 취득자의 편입학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전문대에서 다시 공부하려는 대졸자는 신입생으로 들어가는 이른바 '유턴 입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대 유턴 입학자는 2015년 1천379명, 2016년 1천391명에 이어 올해 1천453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교육부는 또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4년제 대학에 지원하는 한국장학재단 국가우수장학금 대상을 2019년부터는 전문대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국가우수장학금 지원 현황을 보면 일반대 743억원, 고교 32억원이었으며, 전문대에는 한 푼도 지원되지 않았다.

산업체 경력 10년 이상으로 제한하던 '산학협력 중점교수' 임용 기준도 완화해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개인 창업, 프리랜서 등 경력도 인정하기로 했다.여러 부작용이 드러난 전문대 NCS 교육과정은 일단 유지하되, 대학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인적·물적 인프라를 지원하는 쪽으로 개선한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술·소양을 국가가 산업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을 말한다.

이에 관한 세세한 분류 기준과 평가 방법을 교육과 직업훈련에 활용하도록 개발한 교육과정이 전문대에 적용돼왔다.

그러나 대학별 특성과 급변하는 기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일괄 도입됨에 따라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대학에 큰 부담만 안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NCS 교육과정을 이수해도 전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기업이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교육부는 이런 지적에 따라 교육과정 평가 체제를 개선해 개발이 끝난 분야에만 NCS 과정을 제한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또 NCS 과정의 한계 극복을 위해 전공별 필수 능력단위를 마련해 대학 간 교육과정 편차를 없애기로 했다.

기업들이 NCS 교육과정 이수자 채용을 늘리도록 해 직무중심 채용 확대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NCS를 토대로 현장경력과 교육훈련 이수 결과 등을 서로 연계한 한국형 국가역량체계(KQF)를 구축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융합전공제, 유연학기제, 집중이수제를 도입해 학사제도를 유연화하고, 대학 간 자원공유를 통해 콘텐츠도 보강한다.

평생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위·비학위 과정을 통합 운영하고, 주문식 교육과정을 비롯한 사회맞춤형 학과에도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전문대학이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일반재정지원사업을 신설하고, 사업 간 유사·중복을 최소화하도록 특수목적 사업도 개편해 우수대학을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도제학교를 졸업한 취업자가 전문대에 진학하면 기금을 지원하는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와 전문대 재학생 단계 일학습병행제도 확대한다.교육부는 이번 제도 개선에 이어 내년에 발표할 '직업교육 마스터플랜'을 통해 전문대학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