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경쟁 증권사들도 '눈독'

"금리·안정성 등 조건 좋아 투자 대상서 제외할 이유 없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포함한 경쟁사들이 한국투자증권이 판매 중인 발행어음에 투자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금리 경쟁력이 있는 만큼 경쟁사가 파는 상품이라고 해서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사가 초대형 IB로 지정된 가운데 이 중 한국투자증권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자금 운용 대상은 채권과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국한돼 있어 별다른 차별점이 없다”며 “증권사 발행어음이 국내에서 처음 나온 만큼 투자 바구니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증권사들이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금리 등 조건이 좋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퍼스트 발행어음’은 가입 기간별로

△7~180일 1.20~1.60% △181~270일 2.00% △271~364일 2.10% △365일 2.30%의 이자를 준다. 전자단기사채 등에 비해 금리가 최대 1%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5000억원어치 1차 발행어음을 이틀 만에 ‘완판’한 데 이어 지난 13일부터 같은 조건의 어음을 추가로 판매 중이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은 발행사 신용도와 금리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어음이기 때문에 이를 매입할 경우 신용공여(대출) 한도를 소진할 가능성이 있어 법률적 검토가 끝나야 실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몇몇 증권사들의 문의가 있어 발행어음 매입이 신용공여 한도를 소진하는 것으로 봐야 할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고 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