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헌 70년] 개헌 당위성은 '이구동성'… 각론 들어가면 '동상이몽'

각 당이 그리는 개헌
정치권이 헌법 개정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각 당이 그리는 개헌 방향은 동상이몽이다. 특히 국회를 이끄는 두 축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헌법의 구체적인 내용뿐 아니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시기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 형태, 선거제도, 경제민주화 조항 등 세부 내용에서도 사사건건 맞서고 있다.

국민투표 시기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날은 내년 6월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만큼 전국 단위 선거가 있을 때 병합해서 해야 선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논리다. 청와대와 여당이 주장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헌 국민투표를 따로 시행할 경우 1227억원이 추가로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병합하면 이전 지방선거 대비 투표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진보 성향의 젊은 층 유권자 투표율이 오를 가능성이 커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여야가 국민투표 시기를 놓고 민감하게 대립하는 이유다.
여야는 정부 형태를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제를 유지한 4년 중임제를,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119조 2항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토지 공개념 도입,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헌법에 추가로 명기하는 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반면 한국당은 상법 등 하위 법 체계로도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5·18 등 민주항쟁 정신을 헌법에 넣자는 안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찬성하고 있지만 한국당 내에서 반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기본권 강화에서도 양성평등이 동성애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흐를 경우 보수정당인 한국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