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먹으러 주유소 간다" 미국 신개념 편의점 '와와', 맥도날드보다 잘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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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018, 다시 블루오션 시대로지난 14일 오전 이른 아침부터 미국 워싱턴DC 시내에 있는 한 건물을 100여 명의 사람이 에워싸다시피 한 채 줄지어 서 있었다. 이날 이곳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신개념의 편의점 ‘와와(Wawa·사진)’의 고객이 되기 위한 대기 줄이었다. 한낱 편의점에 불과한 와와에 이 같은 ‘팬덤’이 몰리는 비결은 무엇일까.
평범했던 주유소+편의점
'퀵서비스 레스토랑' 변신
포장만 할 뿐 요리는 안해
가격경쟁력·맛으로 승부
연매출 90억달러 넘어
주유소+편의점+고급 레스토랑 결합미국의 주유소 시장은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다. 운전자들은 1센트라도 싼 기름을 파는 주유소를 전전했다. 나란히 붙은 편의점에서는 커피와 도넛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팔았다. 와와는 1964년 펜실베이니아에서 주유소와 편의점을 같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했다. 그럭저럭 굴러가던 와와를 바꾼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와와의 모델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경기가 급락하면서 출혈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시급했다. 주유 서비스와 식료품 판매 중 어느 부분을 키워야 할까. 하워드 스토켈 전 최고경영자(CEO)는 식료품에 집중하는 ‘블루오션 계획’을 마련했다. 수익성이 좋을 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도 크다고 판단했다. 스토켈 전 CEO는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파는 음식이 맛있을 리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편견을 깨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고 말했다.
조리시설 없이도 신선음식 제공와와는 음식도 판매하는 편의점 겸 주유소에서 주유소와 편의점의 기능을 가진 ‘퀵서비스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했다. 핵심은 아웃소싱이었다. 와와에는 조리 시설도 없고, 요리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점포의 식료품 매출이 연평균 485만달러(약 52억원)에 달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외식 프렌차이즈 맥도날드보다 많은 액수다.
와와는 갓 구운 빵과 당일 만든 샐러드, 신선한 커피 등 고급 식음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제빵업체, 식자재 물류업체 등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현장에서는 주문을 받아 포장만 할 뿐 요리는 하지 않았다. 자동차에 앉아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빙스루와 매장 테이블도 없앴다.
와와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란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품질 관리를 통해 양질의 음식을 제공받고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샌드위치 가격은 6달러로 고급 레스토랑의 3분의 1에 불과했지만 품질은 더 뛰어났다. 수많은 팬이 생겼고 연간 고객 수는 지난해 6억 명을 넘었다. 와와가 미국 전역의 748개 점포에 올린 매출은 90억달러를 넘었다. 직원 수는 2만8700명에 달한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