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 "기존 항암제 독성 문제 해결한 면역관문억제제 국내 첫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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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동물실험 나설 계획“면역항암제는 항암제 중에서 유일하게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높여주는 약물입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죠. 앞으로 대부분 항암요법은 면역관문억제제를 같이 쓰게 될 것이고, 국산 면역관문억제제의 필요성이 커질 겁니다.”
대전 유성구 에 있는 와이바이오로직스 본사에서 최근 만난 박영우 대표(사진)는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의 면역반응 회피 신호를 억제해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게 한다. 환자의 면역체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의 독성 및 내성 문제를 극복했다. 다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 비율이 20% 수준에 그친다는 게 단점이다. 박 대표는 “항암 처방은 면역관문억제제를 같이 쓰는 병용요법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박 대표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에서 14년간 항체치료제팀장을 지냈다. 이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다수의 항체신약 개발 국책과제를 진행했다. 2007년 와이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대주주로 있던 그는 2015년 대표로 합류해 항체신약 개발을 본격화했다. 박 대표는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인간에서 유래한 1000억 개의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에 출시된 면역관문억제제와는 다른 PD-1·PD-L1 항체를 발굴해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PD-1과 PD-L1은 암세포의 면역 회피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현재까지 승인된 면역관문억제제는 모두 PD-1, PD-L1과 결합하는 항체를 통해 면역 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제다. 미국암연구소가 지난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PD-1, PD-L1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요법 임상시험 469개가 시작됐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고속 항체 검색 시스템을 통해 6개월 만에 PD-1·PD-L1 항체를 발굴해냈다. 1000억 개에 달하는 인간 유래 항체를 보유하고 고속 검색 시스템을 갖춘 게 이 회사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박 대표는 “공동 연구를 검토하는 제약사로부터 우리의 항체가 기존 면역관문억제제 대비 동등 이상의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전달받았다”며 “내년 동물실험(전임상)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대전=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