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중국 최대 부품사와 '합작'

자본금 254억 합작사 설립
친환경차 전동 컴프레서 등 생산
중국 내 합작사 9개로 늘어
자동차 에어컨·히터 제조업체인 한온시스템이 중국에 잇달아 합자회사를 설립하며 현지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맞으면서 주춤하던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27일 자동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중국 최대 차량 부품업체인 FAWER와 다음달 합자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합자사 이름은 HFAC로, 자본금은 1억5500만위안(약 254억원)이다. 한온시스템과 FAWER가 1995년 함께 설립한 FHTS에 이은 두 번째 합자사다. 한온시스템은 HFAC의 지분 55%를 보유하고 나머지 45%는 FAWER가 보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온시스템은 합자사인 HFAC 설립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동 컴프레서를 연간 30만 대 생산해 660억원 이상의 매출(2020년 기준)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차량용 열관리 밸브를 비롯해 열배기 시스템까지 부품 공급 대상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주요 납품처는 현지에 진출한 폭스바겐이다. FAWER는 중국에서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과 합작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이치자동차그룹의 자회사다. 연간 매출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한온시스템이 이번에 HFAC를 추가 설립하면서 중국 내 합자사는 모두 9개로 늘어났다. 지난 10월엔 중국남방공업그룹(CSGC) 관계사인 충칭건설모터, 충칭건설기전과 합자사를 세웠다. CSGC 계열사인 창안자동차에 기존 공조 제품뿐만 아니라 친환경차량용 공조 시스템, 컴프레서 등을 납품한다. 이인영 한온시스템 사장은 “중국에서 합자사 설립을 통한 사업 확대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온시스템은 연매출 5조7000억원(작년 기준) 중 16%가량을 중국 사업에서 일궈낸다. 1986년 한라공조로 출발한 한온시스템은 차량용 냉난방·환기·공조장치, 컴프레서, 열 교환기, 파워트레인 쿨링 등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임직원 수는 1만6500명이다. 20개국에 40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 회사 지분은 한앤컴퍼니가 50.5%, 한국타이어가 19.49%를 보유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