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공직하기에 제 역량 모자라"… 서울시장 불출마

한국당에 '정치 뜻 없다' 밝혀…한국당 지방선거 전략 차질
한미FTA 비준안 폭력처리 비판하며 19대 총선 때도 불출마 선언
자유한국당의 서울시장 영입후보로 거론돼온 홍정욱 전 의원은 28일 "공직의 직분을 다하기에 제 역량과 지혜는 여전히 모자라다"라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홍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근 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한 언론보도에 생각보다 많은 분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제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의원은 "국민과 국가를 섬기는 공직은 가장 영예로운 봉사다. 하지만 당장의 부름에 꾸밈으로 응하기보다는 지금의 제 자리에서 세상을 밝히고 바꾸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현시점에서 정치 재개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전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뜻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한국당의 지방선거 전략도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는 서울시장 선거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한국당에도 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표는 그동안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를 영입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를 치른다는 복안이었으나 홍 전 의원 영입이 무산됨에 따라 '전략 공천' 그림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구나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의 영입대상 후보군이었던 장제국 전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지방선거 인물난이 더욱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홍 전 의원은 영화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씨의 장남으로, 하버드대와 베이징대, 스탠퍼드대에서 수학했으며, 자신의 인생역정이 담긴 `7막7장'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8년 18대 총선 때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의정활동 기간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을 결성하는 등 국회 폭력 문화를 근절하는 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19대 총선을 앞둔 2011년 12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 과정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후 헤럴드 회장으로 복귀했다.홍 전 의원은 당시 "18대 국회가 국민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며 "옛 말씀에 하늘에는 진실로써 응해야지 꾸밈으로 응할 수 없다고 했다. 벼슬을 하는 자는 직분을 다하지 못하면 떠나야 한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