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오르고 지방은 내리고… 새해 부동산 시장, 작년보다 차별화 더 심해질 것"

부동산 전문가 53명 설문조사

투자유망 상품은 재건축·재개발
전국 전셋값은 보합세
"입주물량 많은 곳은 전세대란"
/한경 DB
‘서울 강세, 수도권 보합, 지방 약세.’

부동산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해 부동산시장 기상도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차별화 현상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투자 대상을 재건축 대상 아파트, 한강변 아파트 등으로 좁히라고 조언했다.◆올해도 차별화 가속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3명을 대상으로 한 ‘새해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대부분 전문가는 서울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전망을 묻는 질문에 ‘1~3% 오를 것’이란 대답이 47.2%로 가장 많았다. ‘3~5% 상승’(34%), ‘5% 이상 상승’(5.7%) 등의 대답도 많았다. 상승세를 예상한 답변이 전체의 80%를 웃돌았다.
수도권 아파트값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보합’(49.1%)을 선택한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지방은 ‘-3~-1% 하락’(64.2%)을 예상한 답변이 다른 답변을 압도했다. 장영호 씨엘케이 대표는 “올해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은 44만여 가구가 입주 예정인 데다 중도금 대출 축소 등 금융 규제가 강화돼 경기도와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전국 전세가격은 보합(-1~1%)세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64.2%)이 우세했다. 한 전문가는 “입주 물량이 많은 곳에선 빈집과 해약이 속출하는 입주대란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망 투자처는 강남·한강변

올해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을 꼽은 전문가가 49.1%로 가장 많았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서울 주변에 한동안 신규 택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새집이 수요에 비해 모자란다”고 분석했다.주택 구입 추천 지역으로도 전통적 인기 지역인 ‘서울 강남’을 꼽은 응답자가 45.3%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 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환수제 부담이 없어 물건도 귀하고 희소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강변’을 꼽은 전문가도 26.4%에 달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한강변 주거지역이 주택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는 수도권에서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기 신도시가 재건축 테마를 재료로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유망 수익형 부동산을 묻는 질문에 점포겸용 단독주택(35.8%)을 추천한 전문가가 많았다. 이어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20.8%), 원룸형 오피스텔(17%), 도심 속 다가구 주택(9.4%)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다주택자는 임대사업 등록을

‘다주택자의 부동산 재테크 전략’을 묻는 질문엔 45.3%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보유를 지속하라”고 권했다. 또 34%의 응답자는 “일부를 매각하고 똘똘한 한 채만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문흥식 파로스에셋 대표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보유 부담이 줄어들면서도 운영 수익과 장기적인 자본수익 추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성환 ABL생명 WM센터부장은 “강남 목동 여의도 용산 등 핵심 지역 부동산은 보유하거나 자녀에게 증여하고, 가격 상승이 제한적인 비인기 지역 부동산은 매도해 주택 수를 줄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무주택자, 주택 교체 수요자 등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 전략으로는 ‘적극적인 민간 아파트 청약’과 ‘기존 주택 매입’을 추천한 전문가가 각각 34%를 차지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청약가점제가 강화되면서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이 높아졌다”며 “서울 수서 신혼희망타운 및 경기 과천, 감일, 위례, 동탄역세권 등을 공략하라”고 권했다.‘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적기’를 묻는 질문에는 ‘올해 상반기’(47.2%)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오는 4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기 전 다주택자가 급매물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설지연/김진수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