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리얼리티·진화한 장르물·힙한류, 대중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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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중문화 이끌 3대 트렌드“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 중 하나가 연예인 걱정.”
스타보다 일반인에 더 공감
'한끼줍쇼' '강식당'서 확인
색깔 분명한 장르물 늘어날 것
웹예능 활약 기대 전망도
강한 개성과 새로운 모습 지향
힙한 한류 본격 유행할듯
스타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들엔 최근 이런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그들의 일과도, 고민도 대중에겐 다소 사치스럽게 여겨진다. 공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때론 정서적 불편함까지 느끼게 한다.2018년 새해엔 이런 틀에서 벗어나 방송의 중심이 스타에서 일반인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화려한 스타의 삶보다 평범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는 일반인을 비추는 리얼리티 예능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드라마부문에선 진화된 장르물이 쏟아진다. 지난해 tvN의 ‘비밀의 숲’ 등이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올해엔 좀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장르물이 많이 제작될 예정이다. 음악계에선 방탄소년단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각자 개성을 한껏 표출하는 ‘힙(hip)한류’가 나타날 전망이다.
◆확산되는 일반인 리얼리티
예능에선 진짜 ‘리얼’에 가까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 참여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반인 집을 방문해 밥을 얻어먹는 콘셉트의 JTBC의 ‘한끼줍쇼’가 대표적이다. 매회 번갈아가며 스타가 출연하지만 카메라 초점은 이들에 맞추지 않는다. 주도권은 식사를 제공하는 일반인에게 있고, 많은 방송 시간을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 할애한다. tvN의 ‘윤식당’ ‘강식당’에도 연예인이 나오지만 이들의 음식을 먹는 일반인의 대화와 반응이 큰 역할을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타와 스타 가족이 독점하던 방송 대신 쉽게 공감을 자아내는 일반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며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 하나씩 나오던 일반인 리얼리티가 지상파로 본격 확산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라마에선 좀 더 색깔이 분명한 장르물이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성범죄를 다룬 KBS의 ‘마녀의 법정’, 보험사기를 조명한 KBS의 ‘매드독’처럼 세분화된 형태로 나타날 전망이다. 범죄 및 대형사고에서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한다는 특정 주제를 드러낸 OCN ‘보이스’와 같은 장르물도 많이 제작된다. 정 평론가는 “과거엔 장르물에도 멜로나 가족 이야기를 섞었는데 이젠 그런 코드를 내세우지 않고도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잡게 됐다”며 “올해엔 현실에 대해 더욱 첨예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차별화된 소재와 주제를 부각하는 작품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바일 방송도 대중의 일상을 깊이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와 미스틱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제작한 ‘눈덩이 프로젝트’와 같은 웹예능의 활약이 기대된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장은 “기업도 자체 브랜드를 부각시키는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며 “일반 웹예능부터 커머스와 만난 웹예능까지 다양하게 제작되고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로운 방식의 ‘힙한류’ 대세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는 더 자유분방한 형태로 퍼져나갈 전망이다. 해외 진출을 준비해온 아이돌 그룹은 기존의 성공 방식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자신들만의 개성을 살린 가운데 새로운 한류 열풍을 창출해내 이 공식이 깨졌다. 이를 계기로 한류에 ‘개성이 강하고 새로운 것을 지향한다’는 뜻의 ‘힙(hip)하다’는 말을 붙인 ‘힙한류’가 본격적으로 유행할 전망이다.
권오태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장은 “방탄소년단처럼 유튜브나 SNS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더 섬세하고 다변화된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 공연을 한 번 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정기적인 문화 교류를 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