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시무식은 가라"…기업들, FUN한 시무식 '눈길'

공연 관람부터 직원들 진행까지…
신년사도 간결하고 알기 쉽게
2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시무식에서 조성진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자료 LG전자)
기업들이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시무식' 문화를 바꾸고 있다.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사장들이 발표하는 신년사 또한 자유로운 형식이나 쉬운 내용으로 변화를 줬다.

LG전자는 2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시무식의 틀과 형식을 깼다. 젊은 남녀 사원 2명이 시무식 사회자로 나섰고 사원협의체인 주니어 보드(Junior Board) 40여 명이 무대 위에서 올해의 키워드인 ‘틀을 깨고 새로운 LG전자로 도약하는 원년’이라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공개했다. 플래카드의 크기는 가로 10m, 세로 4.8m다.주니어 보드는 조성진 부회장과 배상호 노조위원장에게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머플러를 직접 걸어줬다. CEO와 임직원이 보다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도록 무대 바로 앞까지 의자를 배치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직원들에게 핸드크림 세트를 나눠주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새해 첫 출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새해 선물을 전달했다. 주요 임원들과 KT광화문빌딩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핸드크림 세트를 전달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섰다. 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8년 신년회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의 비전에 대해 약 30분간 테드(TED:자유 강연) 방식으로 강연했다. 최 회장을 비롯해 참석한 CEO와 임원 등도 양복이 아닌 캐주얼 복장으로 참석해 신년사를 경청했다.삼성전기는 혼성 아카펠라 그룹‘메이트리’의 공연으로 시무식을 시작했다. 사장의 신년사 또한 쉽게 소개됐다. 이윤태 사장은 서산대사의 시‘그대 눈길을 걸어갈 때’를 소개하며, 급변하는 환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먼 훗날 후배들에게 멋진 회사를 물려주는 자랑스런 선배가 되자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강조하면서 몽골의 '등자(鐙子)'를 소개했다. 등자는 말 안장에 달린 발 받침대다.

몽골은 등자를 발명해 기마병이 말 위에서 활을 안정적으로 쏠 수 있었고,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 기마병과 말을 하나로 묶어 주는 등자로 인해 몽골의 세계 제패가 가능했듯이 삼성SDI만의 등자를 준비해서 세계시장을 선점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삼성전기 시무식에서 혼성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가 공연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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