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근혜 '국정원 뇌물' 금주 추가 기소… '헌인마을'도 조사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다 확인…이외 관련자들은 순차적 기소 검토"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로 이르면 이번 주 중 기소하겠다고 밝혔다.검찰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자금 상납사건과 관련해 이르면 금주 중 박 대통령을 기소할 계획"이라며 "이외의 관련자들은 이후 순차적으로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매월 5천만∼2억원씩 총 38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수사해 왔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남재준·이병기 전 원장과 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구속기소 됐다.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또 조윤선·김재원·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원종 전 대통령 비서실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관련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특활비를 상납받은 목적과 용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2일과 26일 각각 소환조사, 방문조사를 추진했으나 박 전 대통령의 진술 거부로 모두 무산됐다.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로 상당 부분 사실관계를 파악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의 진술이 없어도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검찰 관계자는 "본인(박근혜)의 확인은 없지만,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용 방식이나 흐름에 대해 파악했다"며 "현금이니 한계는 있으나 수사 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역량을 동원해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 (확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활비 사용처에 대해서는 "저희가 파악한 흐름이나 관여한 사람이 있다.본인이 (돈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특활비 수수에 관여한 주변 인물 조사와 관련자 진술, 자료 확보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했다는 취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 등 18개에 달하는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국정원 특활비 38억원을 받은 혐의가 추가되면 박 전 대통령의 형량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향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기소가 더 이뤄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조사가 필요한 것이 국정원 자금 의혹에 한정되지 않는다"며 "헌인마을 등 관련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데, 국정원 뇌물 사건은 조사를 시작한 지 오래 됐고 증거관계를 분석해 보니 기소를 늦출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헌인마을 관련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통해 부동산개발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주려 했다는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김창진 부장검사)는 지난달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을 통해 힘을 쓸 수 있다며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개발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한모씨를 구속기소 했다.검찰은 실제 헌인마을의 뉴스테이 사업지구 지정을 검토하도록 한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불법성이 있는지, 최순실씨가 의혹에 연루됐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