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2% "올해 노사관계 작년보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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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236개사 조사기업들이 ‘노조 리스크’에 떨고 있다. 기업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통상임금 및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관련 법원 판결이 예고된 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의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2014년 이후 최고 수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36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2018년 노사관계 전망’을 보면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보다 불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중 20.7%는 지난해보다 훨씬 불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2.1%는 다소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적으로 불안해질 것이라는 비율이 지난해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통상임금 이슈가 본격화된 2014년(76.3%)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은 노사관계에서도 통상임금과 휴일근로 중복할증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24.8%(복수응답 허용)가 이같이 답했다.
대법원은 2008년 경기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제기한 휴일근로수당 지급 관련 소송에 대한 공개변론을 오는 18일 한다.미화원들은 휴일근로에 대해 연장근로 할증(50%)과 휴일근로 할증(50%)을 중복 적용해 통상임금의 100%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선고는 2~3개월 뒤에 나올 전망이다.
휴일근로 중복할증 소송은 대법원에만 22건이 계류 중이다. 통상임금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사건에서 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기업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노동계의 기대심리 상승과 투쟁 증가(19.0%) △정부의 노동권 보호 강화 정책 추진(17.8%) △노동계에 우호적인 국회 의정활동(16.0%) 등도 노사관계 불안요인으로 지적했다. 노동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해 그에 따른 ‘청구서’를 내밀 수 있다고 우려했다.정부에 바라는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근로시간 단축 부담 완화’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임금체계 합리적 개편 등이 뒤를 이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