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대박상품 협력사에 잇달아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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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업체 뉴트리 50억 투자GS홈쇼핑이 협력사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월드키친·에브리봇 지분 인수
'상품발굴→히트→투자' 투자모델 구축
GS홈쇼핑은 4일 ‘에버콜라겐’으로 잘 알려진 건강기능식품 업체 뉴트리 지분을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GS홈쇼핑이 협력사 지분을 매입한 것은 최근 6개월간 세 번째다. 홈쇼핑 회사가 협력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홈쇼핑 상품을 발굴한 뒤, 판매가 잘 되면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GS홈쇼핑식 투자모델’을 구축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홈쇼핑 대박 상품에 속속 투자
GS홈쇼핑은 뉴트리에 50억원을 투자한다. 뉴트리는 ‘먹는 콜라겐이 피부 속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상품’이란 마케팅으로 홈쇼핑에서 대박을 친 중소기업이다. 작년에만 GS홈쇼핑에서 300억원어치를 팔았다. GS홈쇼핑의 건강기능식품 분야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뉴트리는 작년 5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GS홈쇼핑은 뉴트리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에버콜라겐뿐 아니라 ‘판도라 다이어트’와 ‘아보카도 오일’ 등 새로운 상품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직원이 회사 내부에 혁신 솔루션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천연 원료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는 점도 투자한 이유다. 향후 2~3년 내에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고,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GS홈쇼핑은 홈쇼핑에 치우친 뉴트리의 판로를 넓히고 해외 시장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협력사 투자 더 늘릴 것”
GS홈쇼핑은 앞서 작년 7월 식기 브랜드 ‘코렐’, 냄비 브랜드 ‘비전’ 등을 보유한 월드키친에 2500만달러(약 275억원)를 투자해 지분 9.1%를 확보했다. 그해 11월에는 물걸레 로봇청소기 업체 에브리봇에 9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모두 GS홈쇼핑 TV 홈쇼핑 채널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기업이다.홈쇼핑이 협력사 판로 개척을 해주는 사례는 많아도 이처럼 직접 지분을 투자한 사례는 흔치 않다. 상호 ‘윈윈’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GS홈쇼핑이 이 같은 전략을 택한 것은 과거 경험 때문이다. 협력사 상당수가 어느 정도 성장한 뒤 한계상황에 부딪혔다. 스팀청소기 1000만 대를 팔아 ‘홈쇼핑 스타 기업’이었던 한경희생활과학은 매출 1000억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작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식품건조기로 유명했던 리큅, 침구청소기 레이캅 등도 홈쇼핑에서 스타 기업이 됐지만, 매출이 꺾였다.
GS홈쇼핑은 직접 투자해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상품 전문가인 홈쇼핑이 기획·경영·판로 개척 등에 일부 개입해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이를 통해 사업의 영속성을 확보해야 홈쇼핑에도 도움이 된다고 봤다. 대신 경영권은 위협이 안 될 수준의 소수 지분만 갖기로 했다. 협력사가 안심하고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은 앞으로도 벤처기업과 협력업체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2014년 7888억원에서 작년 9월 말 기준 9194억원까지 늘었다. 풍부한 현금을 벤처기업과 협력업체에 투자해 배당에 따른 이익과 함께 신규 사업 기회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전략본부장(전무)은 “6000곳에 달하는 중소기업과 협업하고 300여 개 벤처기업과 교류하면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투자를 기획하고 일부는 실행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의 협력사 투자를 하면서 협력사의 기업가치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