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이란시위' 충돌…미 "안보 문제" vs "논할 의제 아냐"

헤일리 미대사 "인권·안보문제, 국제사회가 더 많은 것 해야"
러시아 "미, 안보리 남용"…프랑스 "국제 안보위협 사안 아냐"
이란 "미에 의한 안보리 악용, 유감…시위, 외부 세력이 연출"
이란 시위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요구로 5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는 미국과 안보리에서의 논의에 반대하는 이사국 간의 충돌이 빚어졌다.당사국인 이란은 물론 러시아에 이어 미국의 우방국인 프랑스까지 나서 이란의 시위 사태를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 소집을 요구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긴급회의는 국제사회가 이란이 (시위대에)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통고하는 것"이라면서 "이란이 시위대의 메시지를 잠재우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란 시위대에 대해 "자유를 추구하는 용감한 사람들"이라면서 "이 문제는 이란의 인권문제이자 국제 평화와 안보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그러나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란의 시위 사태는 이란의 국내문제라고 규정하고 "유엔 헌장 범위 내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미국이 안보리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벤쟈 대사는 또 "미국이 안보리 소집 요구는 이란 핵 합의를 훼손하기 위해 현재의 이란 정세(시위)를 이용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골라말리 호슈루 유엔 주재 이란 대사도 이날 회의에 참석, "미국이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면서 "일부 이사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보리가 권한 밖의 이슈에 관한 회의를 열어 미국에 의해 악용되도록 허용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이란에서의 최근 시위는 명백히 외부 세력에 의해 연출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소와 딜레트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도 "최근 이란의 시위가 아무리 걱정스럽더라도 그것이 그 자체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은 아니다"면서 사실 안보리에서의 논의 자체가 부적절함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딜레트 대사는 "우리는 사사로운 목적으로 이 위기를 이용하려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우리 원하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