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등재에 다가선 '피란수도 부산 유산'

문화재청 심의 통과
2025년 최종 등재 추진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대한민국의 세계유산 12개와 잠정목록 16개는 모두 조선시대 이전 유산이다. 근대 유산이 세계유산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는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처음이다.

부산시는 문화재청 심의를 거쳐 ‘6·25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조건부로 등재됐다고 8일 발표했다.등재된 내용은 6·25전쟁기 1023일 동안 피란수도 부산에서의 공공·국제협력을 보여주는 유산들이다. 시는 유산을 활용해 테마별 역사유적 특화지구를 조성하고 콘텐츠 개발, 항내 크루즈 운영 등으로 동남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시는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최종 등재한 뒤 세계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 202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목록에 선정되도록 할 계획이다. 등재목록에 선정되면 2025년 유네스코 회의에서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시는 2015년 광복 70주년,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피란수도 부산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부산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기초연구를 벌여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의 개념을 확립하고 세계유산 등재 조건을 충족하는 임시수도 대통령관저 등 14개 유산을 선정해 2016년 12월 문화재청에 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했다.잠정목록에 등재되는 유산은 임시수도 대통령관저(경무대), 임시수도 정부청사(임시중앙청), 근대역사관(미국대사관), 부산기상청(국립중앙관상대), 부산항 1부두(부산항 제1부두), 부산시민공원(하야리아부대), 워커하우스(지상군사령부), 유엔기념공원(유엔묘지) 등 여덟 곳이다.

문화재청은 ‘피란민 생활상을 반영하는 유산을 추가하고 신규 추가 유산을 포괄하는 종합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하라’는 조건을 달아 잠정목록에 선정한 만큼 이를 충족하면 잠정목록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찬 시 창조도시국장은 “‘한국의 서원’과 ‘한양도성’이 잇달아 세계유산 등재에 실패한 뒤 문화재청이 세계유산 후보 단계부터 신중을 기하기 위해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을 조건부로 잠정목록 등재를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네스코가 근대유산에 관심을 가지는 추세와 유엔기념공원의 국제평화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