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펙사벡 혈관투여 美 특허 무효화 가능성 없다"

신라젠은 일각에서 제기된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혈관 투여 암 치료법 관련 미국 특허가 무효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9일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유럽 특허 문제로 인한 동일 미국 특허의 무효화 가능성은 없다"며 "미국 특허 등록은 2011년 유럽 특허 등록 자진 취하 이후인 2015년 11월에 이뤄졌으며, 각국 특허 등록 및 유무효 여부는 각국에서 개별적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한 포탈사이트의 종목토론방에는 '펙사벡 미국 특허, 혈관 내 투여 암치료법 무효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사람은 펙사벡을 혈관에 투여해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방법에 관한 특허가 유럽에서 거절된 듯하다며, 유럽 특허청이 이 특허를 거절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미국 특허도 무효로 만들 수 있을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최근 문은상 대표의 신라젠 보유주식 매도 사실과 맞물리며 해외 특허 출원 실패로 펙사벡의 임상이 중단됐다는 루머로 커졌다.

이 특허는 전이된 암과 관련해 펙사벡을 혈관에 투여해 치료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당시 이 특허를 출원했던 제네렉스는 2011년 자진 취하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을 개발한 제네렉스를 2014년 인수했다.

글을 쓴 사람은 유럽 특허청의 심사관은 신규성과 진보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관련 특허의 등록을 몇 차례 거절했고, 이 과정에서 신라젠이 자진 취하해 특허 등록을 포기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출원은 특허에 대해 심사를 요청하는 것이고, 등록은 심사를 통해 특허성을 최종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특허 등록 과정에서 선행기술과의 신규성 및 진보성 심사, 이에 대한 특허청과의 의견 교환은 통상적인 일"이라며 "당시 제네렉스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펙사벡 전용사용실시권을 부여받은 특허 범위와 해당 특허가 일부 중복된다고 판단해 특허를 취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유럽 특허청의 의견을 근거로 미국 특허가 무효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라젠은 특허의 등록과 관련해 특허협력조약(PCT)을 이용하고 있다. PCT 출원을 하면 모든 회원국에 해당 특허가 출원된다. 이후 등록을 위한 심사는 각국 특허청에서 이뤄진다. 동일한 특허의 미국 등록은 2015년 11월 이뤄졌다. 이는 유럽 특허청과 별개로 미국 특허청이 특허를 인정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전이된 암에 대한 펙사벡 혈관 투여 특허는 미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도 등록됐다. 미등록으로 인해 관련 기술이 유럽에서 침해될 경우도 생기지 않을 것으로 봤다.

회사 관계자는 "거론된 특허는 전이암에 대한 것이지만, 신라젠은 암에 대한 펙사벡 혈관 투여 치료법 유럽 특허를 2015년 등록했다"며 "이 특허는 전이암 치료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전이암 관련 권리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했다.

신라젠은 전날 해외 특허 출원 실패로 임상이 중단됐다는 루머에 대해 "특허 등록은 임상시험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며 반박했다. 특허와 임상의 진행은 별개의 문제고, 현재 이뤄지고 있는 임상에도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라젠은 현재 간암 신장암 대장암 유방암 등을 대상으로 펙사벡의 7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속도가 가장 빠른 간암 임상 3상은 펙사벡을 암세포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다.

논란이 됐던 글은 현재 온라인에서 삭제된 상태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