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랑고 글로벌서 10년 간다"…공룡 탄 넥슨, 모바일게임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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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베일 벗은 '듀랑고'"전세계에서 10년 넘게 가는 모바일게임을 만들겠습니다."
넥슨 모바일 체질 개선 성공 여부 가늠
25일 국내 출시…글로벌 단일 서버 운영 목표
9일 넥슨이 5년 넘게 공들인 자체 개발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를 공개하며 밝힌 포부다. 올해 넥슨은 야심작 듀랑고를 앞세워 경쟁사 대비 부진했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듀랑고는 공룡과 인간이 공존하는 장소를 배경으로 한 개척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소재와 장르가 독특한 데다 '마비노기' 개발자 이은석 프로듀서(사진)가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넥슨 모바일에 부는 '훈풍'
넥슨은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듀랑고 론칭 프리뷰' 행사를 열고 듀랑고 콘텐츠와 서비스 일정을 소개했다. 게임은 오는 25일 국내에 먼저 출시되며 향후 글로벌 단일 서버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전략이다. 넥슨에게 듀랑고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최근 유독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약세를 보였다.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자체 개발한 '리니지 형제'로 돌풍을 일으킬 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모바일게임에서 희비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모바일게임 강자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090억원을 올리며 1위 넥슨(1조8499억원) 뒤를 바짝 쫓아왔다.
넥슨의 분위기 전환 조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났다. 9월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액스'가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오버히트'도 선전하고 있다.특히 넥슨 자체 개발 게임인 액스는 출시 초반 한 때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각각 게임 매출순위 1위, 2위까지 올랐다. 오랫동안 최상위권을 지켜온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 '리니지M'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였다. 현재 액스는 매출 10위권 안팎을 오르내리며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더 오래, 멀리 가는 듀랑고" 흥행 자신
넥슨은 액스의 흥행에 이어 대작 듀랑고의 출격까지 앞두고 있어 고무된 상태다. 게임 업계는 듀랑고의 성적이 넥슨의 모바일 체질개선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듀랑고는 액스와 마찬가지로 기존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하지 않은 넥슨 자체 개발작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리니지' 같은 기존 IP 기반 게임들이 인기를 끌면서 IP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다수 모바일 MMORPG가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반면 듀랑고는 현대인이 공룡시대에 떨어져 야생의 땅을 개척해 나가는 독특한 세계를 다루고 있다. 전투를 부각시킨 다른 MMORPG와 달리 농사나 요리, 재봉, 건축 등 야생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게 핵심 콘텐츠다.
개발에만 5년 반이라는 시간을 썼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었지만 게임 완성도를 위해 서비스 일정을 한차례 미뤘다. 오랜 시간을 들인 만큼 듀랑고의 장기 흥행에 거는 기대도 크다.
듀랑고 개발을 이끈 이은석 프로듀서는 "모바일게임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는데 듀랑고는 PC온라인게임처럼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도록 설계를 해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넥슨은 듀랑고의 기획·개발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게임을 준비했다. 아시아 장벽을 넘어 북미와 유럽 등 전세계에서 성공하는 '글로벌 흥행작'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처음에는 지역별로 서버를 분리해 출시한 다음 순차적으로 통합해 글로벌 단일 서버를 운영할 계획이다.
사전예약 성적과 시장 관심도로 본다면 흥행에는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듀랑고는 사전예약 첫날에만 신청자 30만명을 끌어모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날 현재 사전예약자 수는 160만명을 돌파했다.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국내에서 낯선 새로운 게임을 만들다보니 모바일게임 치고는 이례적으로 오랜 시범 테스트 기간을 갖게 됐다"며 "기존 모바일게임 개발 방향에 중요한 의미를 던질 수 있는 의무감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